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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검정, 씁쓸한 그 단상

 윤미래 - 검은 행복

어렸을 적 피부가 까만 아이들을 보고 만화영화 둘리의 마이콜이라며 놀리던 기억이 생생해서일까? 나는 검은색하면 피부색이 가장 먼저 떠올라. 지구촌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피부색으로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

어느 날 듣게 된 가수 윤미래의 검은 행복은 내가 유색인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어. ‘하얀 비누를 내 눈물에 녹여내, 까만 피부를 난 속으로 원망해, why oh why 세상은 나를 판단해와 같은 가사에서 윤미래의 어릴 적 고통이 와 닿았기 때문이야. 노래에는 윤미래가 어렸을 적 괴로움을 딛고 일어났던 과정과 함께 실제 데뷔 당시 기획사로부터 혼혈이라는 것을 숨기길 강요받았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 있어.

유색인종에는 동양인도 포함 돼. 유학중인 한국인 학생들은 종종 옐로 몽키라 불리며 놀림을 받는다고 하니까. 뉴스에서는 과격한 인종 우월주의 집단의 한인테러 소식도 이따금씩 들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며 인종차별은 없어져야 한다고 외치지.

하지만 정작 우리의 시선은 어떨까? 백인계 혼혈인들을 보면 아름답다며 찬양하지만 흑인계 혼혈인들에 대해선 거부반응을 보이는 모습은 참 모순적이야. 우리는, 아니 나는 편견과 차별의 시선 앞에서 과연 떳떳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이문규 기자 ansrbcjswo@inhanews.com

 

영화 달콤한 인생 - 김지운

검은색하면 느와르 영화가 생각나. 느와르란 프랑스어로 검은색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검은 영화를 뜻하지. 느와르 영화는 짙게 깔려있는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무거운 주제의식을 던지곤 해. 그래서 쓴맛처럼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가 많아.

국내 느와르 영화 중 수작으로 평가받는 달콤한 인생으로 살짝 맛을 보여줄게. 주인공 선우는 조직의 보스 강 사장의 오른팔이야. 여대생 애인 희수가 있는 강 사장은 선우에게 애인의 외도가 의심된다며 감시를 맡겨. 하지만 선우는 절대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자인 희수가 점점 좋아졌고, 심지어 희수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도 처리하지 않았지. 결국 선우와 강 사장은 적으로 돌아섰고, 결국 선우는 강 사장을 죽이고 자신도 죽고 말아. 영화 마지막에 짧은 선문답이 나와. 자다 깨어나 우는 제자에게 스승이 왜 우느냐고 묻지. 제자는 자신이 꾼 꿈이 절대 이루어질 수 없기에 울었다 답해. 선우가 잠시 바랐던 꿈과 같은 달콤한 인생’, 결국 선우에게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어.

살면서 가끔 센티해질 때가 있어. 이유 없이 우울할 때도, 선우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꿈 앞에서 고통스러울 때도, 그러다가 심오하고 진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기분이 잠겨있을 때도 있지. 그럴 때 느와르 영화를 보며 잠시 어둡고 씁쓸한 영화의 맛을 곱씹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영화 속의 어두운 주제를 찬찬히 맛보며 진한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시듯 말이야. 그러다보면 어느새 우울감도 쓴맛도 조금은 즐길 수 있게 될지도 몰라.

 

박현호 기자 mediacircusing@inhanews.com

이문규,박현호  inha@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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