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평균 수명 3년에 주된 사망 원인은 염분 과다 섭취로 인한 신부전증과 로드킬(교통사고). 사람 신경을 건드리는 울음소리와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헤집는 습성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끊기지 않는다. 강동구는 많은 길 고양이들이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강동구청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던 중, 지난 2013년부터 ‘길고양이 급식소’를 지자체 중 처음으로 설치했다. 이에 기자는 서울 살면서도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강동구에 발을 디뎠다.

구청은 가로·세로 30㎝에 앞면이 뚫린 나무통을 제작한 뒤 사료와 물그릇을 넣어 동 주민센터와 공원 등에 설치했다. 처음 23개였지만 지금은 60곳으로 늘었다. 이는 반응이 좋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그렇다. 급식소 사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 7월에는 전국기초자치단체장 최우수공약을 받았다. 이에 서울의 다른 구와 지방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해 운영하고 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먹을 것이 충분하면 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건드리지 않게 돼 주민 불편이 해소될 것이란 강풀 작가와 길고양이 시민단체의 제안이 설득력 있었다”며 “또한, 먹이와 영역싸움 과정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는 고양이들의 소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급식소를 설치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음과 쓰레기봉투를 헤집어 거리를 더럽힌 것이 주민들의 주요 민원 사항이었는데 요즘엔 들어오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크게 줄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몇몇 제기되는 문제점들이 있다. 주민 김다예(23·여)씨는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것이 줄어든 것 같아 보기 좋지만, 고양이 개체수가 더 늘어난 것 같다”며 불평을 토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엔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중성화수술(TNR)실시가 미진하다는 일부 언론의 질타가 한몫 했다. 강동구의 길고양이 TNR건수는 매년 200건 안팎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8월 초까지 33건(올해 목표치 360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고양이가 얼마나 보이는지는 상황마다 다르기에 매우 주관적인 우려”라며 “해당 언론에서는 내부 사정을 모르고 과장해서 보도한 것이다. 7월에 포획 용역 방식을 전면 개선하느라 미비했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선 전에는 업체 포획자가 중간에 포기하는 등 문제점이 있었는데 이제는 동물 병원 7개가 참여해서 협약하는 것으로 바꿨다. 8월부터는 3개의 동물병원이 체결해서 정상적으로 포획중이며 현재 90여 마리를 달성했고, 올해 목표치까지 무리없이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또한, “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들이 보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민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동물에 대해 다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물학교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인식이 변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우 기자 57sangwoo@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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