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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의 자기 정체성을 새롭게 하자

 

각 조직사회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다. 한 사회의 문화적 특성은 그 조직의 운영철학 및 주요 활동의 성격이나 지리·환경적 요인등에 의해서 형성되며, 한번 형성된 문화는 자연스럽게 그 구성원들의 마인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인하대학은 지리적으로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볼 때 수도권 가운데서도 주변부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지만, 서울, 부산 다음으로 큰 도시에서 가장 규모가 있는 중심대학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수도권의 주변부라고 할 수는 없다. 이렇듯 수도권의 중심대학도, 주변부 대학도, 또 지방대학도 아닌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는 것이 인하대학이다. 이러한 애매모호한 심상지리는 인천의 위상과도 연관이 있어 인하대학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인하대학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여준다.

또 인하대학은 공과대학 중심으로 출범하여 전국에서 대표적인 공과대학의 위상을 쌓아왔지만, 현재는 법학과 의학, 사범은 물론 인문·사회·예술을 모두 망라하는 종합대학으로 성장해왔다. 그럼에도 인하대학은 여전히 공대중심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외적 이미지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대학본부나 구성원들에서도 그러한 의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인하대학의 지역적 위상이나 규모를 보더라도 결코 포스텍이나 카이스트와 같이 공대중심으로 발전전망을 수립할 수는 없다. 그 결과 공대중심 대학도 아니고 그렇다고 균형있는 종합대학도 아닌 역시 애매모호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인하대학의 현주소이다. 즉 무늬뿐인 공대중심이나 무늬뿐인 종합대학과 같은 애매모호함이다.

자기 위상의 애매모호함은 인하대학 구성원의 마인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은 수도권 대학이자 지역 중심대학이라는 자부심과 더불어 수도권의 주변부 대학이라는 의식이 함께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안일한 자부심과 주변부 의식이 공히 낳은 결과는 바로 경쟁의식과 진취적 의식의 약화이다. 인천지역은 도시의 규모나 인구에 비해 대학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따라서 주변에 경쟁대학이 많지 않고, 또 스스로 주변부 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해 서울의 중심대학과의 경쟁의식도 강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안일한 현상유지와 외부의 조류에 편승하여 따라가기와 같은 태도가 적잖이 존재하고 있다. 또 실제로는 공과대학 중심으로 운영하지 못하면서도 대학 발전방향을 기존의 공과대학의 성과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도 보여준다. 이는 공과대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종합대학으로서의 인하대학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좋지 못한 현상이다.

애매모호한 위상은 인하대학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애매모호함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그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인하대학의 몫이다. 현재와 같이 안일한 자부심과 자괴적 주변부 의식은 애매모호한 위상의 양면성 가운데 인하대학이 스스로 선택한 한 일면일뿐이다. 또 다른 한 면, 즉 수도권이면서 탄탄한 지역적 기반을 토대로 새로운 수도권 중심대학으로 설 수 있는 가능성, 공과대학의 성과와 지역적 특성을 자산으로 새로운 특성있는 종합대학으로 발돋음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진취적인 모색은 그동안 인하대학이 스스로 접었던 자기의식이 아닐까?

60주년 기념관이 곧 개관하고, 인하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캠퍼스가 조성되면서 주위 환경도 일신되는 하반기에, 인하대학 구성원의 마인드도 함께 일신되길 희망한다. 재단에서 교직원, 학생들까지 새로운 마인드를 바탕으로 자기 일신을 추구하다보면 외부의 시선도 자연 괄목상대하게 될 것이다.

차태근  inha@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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