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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총부리는 누구를 향해있는가플레이리스트


해원의 플레이리스트 파블로 피카소 - 한국에서의 학살

시대의 화가 피카소가 한국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는 거 알아? 단 한 장 있는 피카소의 한국 그림은 슬프게도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이야. 왼쪽에는 나체의 주민을, 오른쪽에는 무장을 하고 총, 칼을 든 군인이 있는 걸로 보아 한국전쟁 당시 상황을 그린 것을 알 수 있어. 나는 이 그림을 보면서 가장 먼저 벌거벗은 채로 한쪽에 몰려있는 여성과 아이들에게 눈이 갔어. 좌절하고 더러는 무기력한 모습의 여성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겁먹고 울거나 혹은 아무것도 모른 채 흙장난을 하고 있지.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여성이어서인지 어린 동생이 있어서인지 너무 슬펐어. 요즘같이 남북관계가 긴장상태에 도입하면서 전쟁이 갑자기 우리 생활에 치고 들어올 때면 나는 이 그림이 제일 먼저 생각나. 혹시 저 그림의 주인공이 내가 되진 않을까, 60여 년 전 우리의 어머니, 언니의 고난이 지금 세대의 딸, 동생에게 대물림되진 않을까 두려워.

솔직히 나는 전쟁이 나서 죽는 것에 대해서는 별 생각 없어. 언젠가 전쟁이 나서 핵폭탄전이 된다면 핵이 떨어진 지역의 사람들은 수 초 내에 죽는다고 하더라. 그건 먼 얘기이기도 하거니와 그 몇 초가 무섭지는 않거든. 그런데 내가 운 없이핵을 맞지 못하고 전쟁 피난민이나 포로가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해. 삶을 꾸려갈 터전도 없이 떠돌아다니거나 적에게 잡혀 고문을 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아군 혹은 적군의 성노예가 될 수 있을 것 같거든. 언제 끝난다는 기약도 없이 타의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울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전쟁은 인간성의 몰락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 같아. 나에게 소속된 모든 것이 사라지고 보장된 가치가 존재하지 않지. 나는 그 중에서도 성의 자주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걱정이 돼. 가장 사적인 나의 몸까지도 남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거잖아. 도대체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국토 싸움을 넘어서 나라의 자치권 심지어 개인의 자주권까지 빼앗아가며 하는 전쟁은 도대체 누구에게 득이 되는 걸까?

현해원 기자 hhyun@inhanews.com

문규의 플레이리스트 연평해전-김학순

흔히들 전쟁하면 자신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해. 과거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 또는 책이나 뉴스 내용을 떠올리지. 사실은 현실인데 말이야. 우리나라는 아직 전쟁중이며 다만 휴전상태일 뿐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수많은 사람들은 잊고 살아가. 지난 2002년 모두가 월드컵에만 집중해 순국한 우리 군인들을 잊었던 것처럼 말이야.

영화 연평해전이 흥행을 하게 된 이유는 실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영화 도중 나오는 실제 영상들은 우리를 울컥하게 만들어. 하지만 단순히 감동만 있었을까? 영화는 우리에게 경고 하고 있어. 연평해전의 전사자들은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니야. 누군가의 아들이자 누군가의 남편, 바로 우리 주변의 사람들 혹은 우리 자신이지. 영화에는 과거를 잊지 말라는, ‘전쟁이라는 현실을 망각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어.

영화를 보며 계속되는 이번 북한의 도발 속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떠올랐어. 많은 사람들이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다들 실제 전쟁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 듯 했지. ‘한두 번도 아니고 설마 전쟁이 나겠어?’와 같은 생각이 대부분이었어. 한쪽에서는 긴장감 속에서 서로 총구를 겨눈 채 있을 때, 다른 한쪽에서는 운동선수와 연예인이 검색어 1, 2위를 다투고 있던 것처럼 말야. 여전히 SNS에 자신들의 일상을 올리며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지. 국민들이 너무 안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

얼마 전 국민안전처에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가 참전의사를 밝힌 것에 반해, 59%가 비상대피소의 위치를 모른다고 답했어. 아직도 전쟁을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다는 것이지. 순국한 우리 장병들을 기리며 언젠가는 저 군인들이 나의 가족, 친구들, 혹은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자각 속에 영화 연평해전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문규 기자 ansrbcjswo@inhanews.com

 

현해원,이문규  inha@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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