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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요? 굳이 흡연부스 안에서 펴야 하나요?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군인들과 타지에서 온 듯한 사람들로, 저마다 어디론가 가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 내 동서울터미널 흡연부스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841. 그 수를 증명이나 하듯이 부스 근처는 흡연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부스 안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은 서른 명 중 5명 남짓. 흡연부스 앞에는 이용방법과 보행로에서 흡연을 하시면 안됩니다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었지만 그 누구도 개의치 않는 듯 했다.

  국민건강증진법시행으로 모든 공중이용시설에서의 흡연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흡연 부스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졌다.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피해를 막으면서 동시에 흡연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중 서울시의 광진구가 최초로 도입한 흡연부스인 타이소(TAISO)타인을 배려하고 이롭게 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너비 5m, 세로 2m, 높이 2.7m인 동서울터미널 흡연부스 내부의 재떨이에는 담배, 휴지, 음료수 캔 등 온갖 쓰레기가 가득 차 흘러넘치고 있었으며 천장의 환기구는 덜덜거리는 소음과 함께 간신히 작동하고 있었다. 바닥은 담배에 찌든 때로 곳곳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대부분의 흡연자가 부스 밖에서 흡연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으며 벤치의 흡연자들은 간접흡연 피해방지를 위해 흡연부스를 이용하십시오라는 현수막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부스 내부의 한 군인은 근처 흡연자는 많은데 부스가 너무 좁고 더럽다며 고개를 저었다.

  젊은이들로 가득한 건대 입구역, 광진구의 두 번째 흡연부스가 있는 곳이다. 건대 입구역 흡연부스는 외부에서 흡연하는 시민은 없었다. 그러나 부스 내부는 환기가 전혀 되질 않아 들어갔다가 나오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뿌연 담배연기는 흡연자인 기자마저 부스를 나오게 만들었으며 부스 밖에서는 금연구역 홍보 거치대가 구멍이 숭숭 뚫린 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부스 바로 앞에는 노점상을 운영하고 계시는 한 할머니가 계셨다. 할머니께서는 남편이 일하다 스트레스를 받아 거리에서 흡연을 했는데 단속원이 와서 딱지를 띠었다한 번만 봐달라고 하다가 얼마냐고 물으니 10만 원이란다. 흡연자를 위해서라도 담배를 필 수 있는 이런 부스가 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진구에서 조례상 별도로 지정한 금연구역만 총 407. 국민건강증진법상의 금연구역까지 포함하면 광진구 내의 금연구역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하지만 광진구 보건소의 금연단속반원은 현재 2명뿐이다. 한 금연단속반원은 사실상 민원 들어온 곳만 처리하는 수준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자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스 밖에서 흡연하는데 단속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흡연부스 주변이 법적 금연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당연히 흡연부스 주변이 금연구역인 줄로만 알았던 기자는 일순간 말문이 막혔다. 흡연부스가 있는데 그 주변이 금연구역이 아니라면 부스가 무의미 한 것 아니냐며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설치를 다른 과에서 했기 때문에 그 부분 까지는 잘 모르겠다고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기자가 흡연부스를 설치한 과에 문의했을 때에도 관계자는 설치만 했을 뿐이라며 그 이상은 모른다는 답변만을 했다. 더불어 부실한 흡연부스 관리에 대해서도 설치를 업체에서 했기 때문에 업체에서 관리한다며 책임이 없음을 밝혔다. 정부에서 별도로 지정한 흡연부스 관련 예산이 전무하기 때문에 광고수익을 원하는 업체와 접촉해 비예산으로 설치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정부가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은 약 43,700억 원이지만 흡연부스 관련 예산은 전무하다는 사실에 그 이유를 물으니 금연을 추구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어릴 적 아버지의 담배는 백해무익이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금연을 권장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정책은 지나치게 일면적이다. 대책 없는 무조건적인 금연구역 확장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마찰을 야기하며 양측 모두 불편한 상황이다. 상반기에만 담배판매로 인한 세입이 4조가 넘음에도 흡연부스 관련 예산이 전무하다는 사실은 정부의 문제해결 의지마저 의심하게끔 만든다. ‘흡연부스는 설치했지만 그 주변은 금연구역이 아니다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공무원들의 회피성 태도이다. 금연구역을 지정하는 곳에서는 본인들이 설치하지 않았다며 회피하고, 설치한 곳에서는 금연구역을 지정하는 곳에서 지정하지 않았다며 회피한다. 가슴 졸이는 흡연자와 찡그린 비흡연자의 얼굴은 누구의 책임인가.

 

이문규 기자 ansrbcjswo@inhanews.com

이문규  ansrbcjswo@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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