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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촬영, 어디까지 허용 할 것인가

 EBS <다큐프라임-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는 지난해 1월 28일 방송분에서 질문이 없는 한국의 대학 강의실을 보여주며, 한 학생이 질문을 하자 다른 학생이 그 모습을 째려보는 것처럼 화면을 편집해 방송 직후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화면에 나온 학생은 페이스북 등 SNS에 “EBS에서 단순히 교수님의 강의 내용에 대한 촬영이라고 했지만, 저는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학생을 ‘혐오스럽게’ 쳐다보는 여학생으로 설정돼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이 학생은 “학생들의 모습이 낱낱이 찍히고 클로즈업돼 분석된다는 말은 없었다. EBS의 방송은 명백한 초상권 침해”라며 “방송 나간 직후부터 SNS 등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모욕과 인신공격성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EBS <다큐프라임>이 화면에 등장하는 학생들의 얼굴을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는 민원에 따른 심의를 진행했다. 결국 EBS는 재방송 분에서 해당 여학생 부분을 편집했다. 또 VOD 서비스도 삭제했고, 논란이 된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연락을 취해 해당 게시물을 내려 줄 것을 요청했다.
 위 사건처럼 방송가의 의도적인 편집과 촬영에 대한 피해자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촬영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는 방송가의 난제 중 하나다. 일일이 촬영 전에 허락을 맡기에는 제작 환경과 시간이 열악하고, 그러지 않고 촬영하기에는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느 선까지 방송의 촬영이 허용돼야 하는 것일까. 야구장에 놀러 온 커플이라고 해서 방송화면에 잡아도 되는 것인가? 길을 걸어 다니는 평범한 장면이라고 해서 당사자의 허락도 없이 찍어 내보내도 되는 것인가? 여기에서 혹자는 ‘좋은 일이거나, 사안이 중대하지 않기 때문에 찍어도 된다’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례로, 회사 동료끼리 벚꽃 길을 걸어가다 잡힌 모습이 방송돼, 불륜으로 몰려 실제 이혼까지 가게 된 사례가 있다. 이를 보면 그러한 혹자의 생각은 방송사의 주관적인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례에서 언급한 그들은 그저 회사 쉬는 시간에 잠시 나와 걸었을 뿐인데 방송사의 ‘벚꽃 길을 걷는 커플’이라는 프레임에 맞게 비춰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좋아 보이든 안 좋아 보이든 그것은 주관적인 판단이기에 촬영의 허용 가능 범위는 ‘프레임’의 유무에 달려 있다고 본다. 즉 촬영하는 자의 주관이 영상에 개입될 것이라 예상된다면 피촬영자에게 마땅히 동의를 구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방송사들에 의한 선의의 피해자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프레임’과 관련해서 방송제작자들이 조금 더 명심하고 신중을 가해 주길 바라는 바다.

곽나린(국통·4)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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