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의 위기’. 학생기자로서 한 번은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였다. 인하대학신문사에서 활동한 지난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느껴왔던 문제의식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갓 학생기자가 됐을 때에는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한 주가 다 끝나가는 데도 가판대에 잔뜩 쌓인 신문을 볼 때, 잔막을 하는데 신문지가 필요하다고 신문사를 찾아온 학우를 맞닥뜨렸을 때, 재밌는 기사가 실렸으니 신문을 읽어보라고 권해도 외면하는 친구를 볼 때, 축제 때 이 곳 저 곳에서 사용되는 빳빳한 새 신문더미를 만날 때마다 상처를 받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짝사랑을 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학생기자로서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정말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한 적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향하는 물음이 생겼다. 매 방학마다 신문평가와 매체혁신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어쩐지 시원스럽게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1년 6개월 전과 다를 바 없는 현 상황에 기자가 그랬던 것처럼 갓 들어온 후배들도 속상한 마음을 갖게 될까봐 걱정됐다. 그래서 인하대학신문을 떠나기 전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위기의 원인을 진단해보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실 조사를 진행하면서도 저조한 참여율에 속이 상했다. 괜한 일을 벌인 것 아닌가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나온 설문조사 결과는 뜻밖이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우 중 96.2%가 대학언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학우들이 본지의 존재의 이유를 인정해줘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본지를 읽지 않는 이유와 가장 부족한 점에 대한 항목의 답변들은 앞으로 보완해야할 부분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될 듯했다. 늘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학우들이 가장 많은 필요성을 제기한 부분은 홍보였다. 그 외에 홈페이지 디자인 개선, 어플리케이션 개설 등의 건의도 많았다. 종이매체가 사라져 가는 시대의 흐름대로 학우들의 요구 또한 늘어난 것이다.
 물론 이번에 진행된 설문조사와 이를 통한 위기 진단이 본지의 위기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학우들로부터 제기된 많은 의견을 수용할지라도 대학언론 위기의 원인은 다양해 이전의 대학언론과 같은 영향력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아직 학내 언론을 향한 관심과 기대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유의하고 노력한다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양질의 기사를 통해 학우들과 소통하고 생생한 문제의식과 날카로운 비판을 공유하는 인하대학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강기쁨 기자  glee9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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