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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공포, 생각보다 가까이에
  • 조해량 기자, 박현호 기자
  • 승인 2015.06.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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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량의 플레이리스트 ‘다이나믹 듀오 - 그림자’

 나는 공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생각이 난 노래가 있어. 이 노래는 가사를 재치있게 잘 풀어쓰는 다이나믹 듀오의 2집에 있는 수록곡으로, 한 남자가 헤어진 여자에게 집착하는 노래야. 노래 제목인 ‘그림자’ 역시 헤어진 여자의 곁을 떠나지 않고 스토킹하는 남자의 집착을 표현했어. 집착이야 말로 사람의 근본적인 공포가 아닐까 싶어. 보통 헤어진 연인들의 끝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 주위를 둘러보면 헤어진 후에 잘 지내는 경우보다 서로를 모른척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조금 더 많은 것 같아. 연인이 헤어진 후 서로에게 미련이 남거나 추억 때문에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두 사람 모두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거나, 한 사람이 붙잡았을 때 다른 한 사람이 받아준 경우나 가능한 일이야.
 그래서 이 노래처럼 이미 마음을 접은 사람에게 끊임없이 집착하는 것은 조금 무섭게 느껴져. ‘며칠이 안돼서 넌 전화번호를 또 바꿨어. 왜 그랬어 어차피 헛수고인걸 알면서’, ‘니가 집 키 숨긴 자릴 알아 문을 땄어. 익숙한 너의 냄새를 따라 걸어 들어 갔어. 나 지금 너의 방에 있어 그때 인기척이 들려서 나 침대 밑에 숨어 있어 숨죽여 웃으며 나 너를 기다리고 있어’와 같은 가사처럼 집의 문을 열었을 때 침대 밑에 누군가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고 상상하면 정말 공포스러워. 그것도 헤어진 전 연인이 말야.
 혹시 누군가를 잊지 못해 집착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노래의 마지막 구절인 ‘제발 날 내버려둬. 사랑한다면 날 떠나가줘. 이건 사랑이 아닌 너의 집착’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서로를 힘들게 한다면 그냥 놔주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현호의 플레이리스트 ‘장철수 -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보통 ‘공포’ 하면 귀신같은 초월적 존재를 생각해. 하지만 난 사람들이 모인 사회가 가장 무섭다고 생각해. 간혹 귀신과 같은 존재를 느끼는 사람이면 몰라도 나에게 귀신이란 상상속의 존재야. 형체가 없는 무언가가 나에게 공포감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람은 나를 해할 수 있거든.
 사람과 또 그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줄 수 있는 공포를 잘 보여주는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소개할게. ‘복남’은 평화로워 보이는 외딴 섬 ‘무도’에 살고 있어. 복남의 옛 친구였던 ‘해원’은 간만에 휴가를 받아 무도로 놀러가지. 섬사람들은 뭔가 이상했어. 복남의 딸은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았고, 복남은 항상 마을사람 전체에게 학대를 당했지. 남편에 의해 복남의 딸이 죽었을 때도 마당에 무덤만 만들어 주고 사고사로 무마될 만큼 복남은 섬이라는 ‘작은 사회’에 의해 철저히 학대당했어. 복남은 해원에게 자기를 구하러 와달라고 구조편지를 보내지만 해원은 복남의 희망을 끝까지 저버리고 사건은 파국으로 치닫지.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야.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률이 무시돼 인간의 생을 파국으로 치닫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들이 모인 사회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현실과 그 사회 밖에 있는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눈치 챌 수 없다는 사실 말이야. 셜록홈즈 시리즈 중 너도밤나무집 에피소드에 이런 말이 나와. “런던의 뒷골목이 두려워 보여도 소리치면 도와줄만한 신사가 있지만, 평화로운 농가의 범죄는 아무도 모른다” 진짜 공포는 당신 곁에 있을지도 몰라.

조해량 기자, 박현호 기자  woowang_123@inhanews.com, bigbroth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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