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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학언론, 해답은 어디에?

 학보사 기자로 활동 중인 L양은 매주 금요일이면 일주일간 노력해 월요일에 발행한 신문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광경을 목격한다. 그간 L양과 학보사 기자들은 신문 구독률을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와 SNS 등의 통로를 개설해 기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했다. 하지만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처럼 느껴지는 ‘무관심’에 L양은 요즘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대학언론이 위기에 처했다. 대학언론이란 대학에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학내 사안에 대한 정보를 담아 학내여론을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신문, 교지, 방송의 총칭이다. 대학언론의 위기에 대한 인식은 이미 널리 알려진지 오래다.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지난 2013년 12월과 지난해 2월에는 여러 대학언론매체들이 각각 ‘제1회 대학언론포럼’과 ‘제2회 대학언론포럼’에 모여 문제를 공유하고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교내 신문 가판대에 남는 학보와 교지가 무수히 많은 만큼 대학언론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무관심은 여전히 팽배한 실정이다.
 
▶휘청거리는 대학언론
 대학언론 위기의 문제점은 크게 4가지로 종이매체의 몰락, 재정 및 편집권 문제, 인력난, 구성원들의 무관심을 꼽을 수 있다.

종이매체의 몰락
 한국ABC협회가 지난해 12월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일간지 153개사 중 상위 10개사의 지난 2013년 발행부수는 641만8,278부로 지난 2012년도 681만149부보다 약 5.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에 교지와 학보 같은 대학언론도 자연스럽게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본지에서 대학언론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235명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었다. ‘인하대학신문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원래 신문을 안 읽어서’가 25.1%로 세 번째 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에 많은 대학언론들이 홈페이지,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온라인 매체를 개설해 소식을 전달하고 있지만 홍보와 접근성 부족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본지의 경우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나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면 좋겠다’,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을 통해 홍보와 접근성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등의 답변을 설문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재정 및 편집권 문제
 대학언론의 재정난 또한 심각한 문제다. △대학언론이 재정난을 겪는 이유는 등록금 고지서에 포함된 교지대나 학보발간비 등이 자율납부제로 바뀌면서 예산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와 △대학 본부가 대학의 전체적인 자금난을 이유로 배정된 예산을 깎는 경우 2가지가 꼽힌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의 경우 지난 2013년 3월 학교 측이 등록금에 포함됐던 학보사 구독료 납입을 선택사항으로 바꾸며 예산이 급격히 줄어들자, 자금난을 호소하기 위해 백지 호외호를 발간한 바 있다. 예산 지급방식의 변경으로 학보사 운영의 힘듦을 호소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학교와 갈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청한 한 편집국장은 “본교도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 예전보다 학내언론의 영향력이 달라졌으니, 이는 예상된 결과이기도 하다. 재정적 어려움은 현재 모든 학보사들의 공통된 문제가 아닐까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재정적으로 학교의 지원을 받다보니 자연스레 학교 측에서 편집권과 발행권을 침해하거나 대학언론 스스로 자체검열을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일례로 지난달 27일 서울여자대학교의 학보사는 학보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학내 청소노동자 파업에 대한 총학생회와 학교 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졸업생들의 성명서를 실으려다 학교 측의 반대에 부딪혀 발행이 늦춰졌고, 이에 1면을 백지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재정위기, 편집권 침해로 이어져…
대학언론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해결책


대학언론의 인력난
 한편 대학언론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13년 서울대학교 교지 ‘관악’이 창간 2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유 또한 교지를 만들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인력난 문제는 대다수의 대학언론매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현재 2명의 정기자들과 학보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신주연 아주대 편집국장은 “이번학기 수습기자 모집에서 기존과 달리  영상도 제작하는 등 이례적으로 크게 홍보했으나 선발된 인원이 모두 아르바이트나 학업에 지장이 있으면 학보사 생활을 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한 뒤 나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유민 본교 교지편집위원장 또한 “사람이 부족하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담기 힘들기 때문에 글의 소재나 내용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의견을 전했다.

구성원들의 무관심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언론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제대로 된 여론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언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라는 답변이 96.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한 ‘인하대학신문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항목에는 ‘학내·외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라는 답변이 63.5%로 과반수를 넘어 학내 구성원들이 대학언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반면 ‘한 학기에 얼마나 자주 인하대학신문을 읽으십니까’라는 질문에서는 ‘안 읽는다’는 답변이 32.3%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하대학신문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변 중 ‘신문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가 44.9%로 1위를 차지해 구성원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노력과 홍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학 독립언론의 등장
 이러한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알리’, 한동대학교 ‘당나귀’, 성균관대학교 ‘고급찌라시’ 등의 독립언론들이 대학언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생겨났다. 이 매체들은 대학의 공식기관이자 교비로 재정지원을 받는 교지, 학보사 등의 대학언론과 그 성격을 달리한다.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취재와 편집을 하고 제작비까지 충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독립언론은 간섭과 검열에서 자유롭고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역시 어려움이 존재한다. 임성현 당나귀 창간 발행인(이하 임 발행인)은 “재정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학교의 압박 또한 심하다”며 “간행물을 총장이 승인해야 발간 및 배포할 수 있다는 학칙이 당나귀를 포함한 대학언론들을 옭아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임 발행인은 “학생사회에서도 흥미롭게 봐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동세력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해답은 ‘관심’
 과거 대학언론은 기성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담론을 제시했고, 구성원들로 하여금 사회를 바라보는 틀을 제공하기도 하는 등 그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대학 독립 언론 또한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련의 문제들은 모두 대학언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많은 독자가 확보될 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학언론이 독자와 소통하고 형식의 변화를 통해 대학언론다운 기사를 작성하는 등의 노력을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석 대학언론협동조합 이사장은 “학생들의 관심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무슨 글을 써도 안 먹힌다”며 “관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포맷을 새롭게 짜거나 디자인 및 판형을 교체하고 문체를 생생하게 고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매체를 바꿔나가면 학생들이 대학언론을 보기에 친근하고 재미있어 보여 학내 문제에 조금씩 관심이 생겨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기쁨 기자  glee9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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