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 ‘오늘 뭐 먹지’, ‘삼시세끼’… 요즘 방송가를 주름잡고 있는 이른바 ‘쿡방’ 프로그램들이다. 쿡방이란 주어진 재료로 요리를 한 후 완성된 요리를 맛있게 먹는 방송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들은 각 방송사에서 대표작으로 내세울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쿡방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과도한 현대화속에 과거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던 문화가 사라짐에 따라 외로움을 느끼면서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는 것’에서 풀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어느 프로그램이 원조였는지를 잊을 만큼 포맷이 획일화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필자가 나열하는 다음 프로그램들을 눈여겨보도록 하자. 도입부에 언급한 쿡방 프로그램들을 비롯해 ‘미녀들의 수다-비정상회담-헬로 이방인’, ‘아빠! 어디가?-슈퍼맨이 돌아왔다-오! 마이 베이비’, ‘우리 결혼 했어요-썸남썸녀-님과 함께’ 등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지상파와 케이블을 막론하고 비슷한 형식의 포맷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포맷 개발과 색다른 편성 없이 기존의 성과에만 편승하려는 방송사의 나태한 태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유사 포맷인지 아닌지는 시청자들이 판단하는 문제라는 식의 책임회피가 빈번해지다보니, 프로그램의 제작관계자들이 포맷 베끼기에 무감각해진 것이다.
 이처럼 유사 포맷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최근 새로운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프로그램이 있어 화제다. 바로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다. 마리텔은 방송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1인 방송을 포맷으로 아프리카TV를 통해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그 내용이 그대로 전파를 타는 형식이다. 장르 또한 쿡방과 영어, 역사, 운동 등으로 다양하다. 본방송 이전에 아프리카TV에서 방송된 내용에 편집을 더해 내보내는 이른바 ‘재탕’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방송을 원한다. 마리텔 또한 그간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포맷의 방송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플랫폼의 변화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방송매체와 그에 상응하는 다수의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좇기 전에 프로그램의 포맷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방송에 담긴다면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수반되는 것이 아닐까. 새롭고 참신한 기획의 방송이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때이다.

평주연 기자  babyeo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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