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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작년 교환학생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그 친구는 핀란드 사람이고 지난해 1학기에 인하대에 교환학생을 온 경험이 있다. 필자는 지난해 2학기에 핀란드 교환학생을 가서 서로 공통점이 많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교환학생 기간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도 그 친구와 연락할 기회는 많았다. 외국에서 많이 쓰이는 카카오톡과 비슷한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인 ‘whatsapp’과 이메일, ‘skype’ 등 와이파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다. whatsapp으로 연락을 하면서 종종 서로에게 편지를 쓴다.
 편지는 쓰는데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우선 그 친구가 좋아할 만한 편지지를 고른다. 되도록 한국적인 느낌이 나도록 한지 편지지를 문구점에서 산다. 그리고 필자는 핀란드어를, 친구는 한국어를 할 줄 모르니 영어로 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전자사전을 옆에 두고 편지를 쓴다. 무슨 이야기를 쓸까 고민하다가 벌써 편지지가 2장이 넘어갔다. 이정도면 편지를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편지봉투에 주소를 쓴다. 주소가 틀리면 아예 도착하지가 않으니 보통 두 번 이상은 확인한다. 그 다음에는 우체국에 가는데 우체국은 평일오후 6시까지만 열기 때문에 조금은 서둘러야 한다. 학생회관에 있는 우체국에 가면 무게에 따라서 요금을 낸다. 요즘은 해당 우체국과 보내는 날짜가 찍힌 하얀색 스티커가 우표를 대신한다. 하지만 친구는 한국우표를 좋아하기 때문에 우표로 붙여달라고 한다. 보통 2천 원에서 3만 원이 나온다. 이제 그 편지가 비행기를 타고 얼른 친구에게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친구가 편지를 보냈다고 하면 언제 올까 기대가 된다. 우선 하루에 한 번씩 우체통을 확인한다. 혹시나 왔을까 열어보면 아직 텅 비어있다. 괜히 우체부 배달원의 오토바이 소리를 들으면 편지가 오지 않았을까 고개를 돌리게 된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책상 위에 엄마께서 편지를 올려 놓으시면 정말 기분이 좋다.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친구는 학부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안에는 핀란드의 대표 캐릭터인 ‘무민’이 그려져 있는 사탕도 함께 편지에 들어 있었다. 왠지 모르게 편지에서 핀란드 향기가 전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주고받은 편지가 어느새 10통이 넘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필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작 편지를 쓰지 않는다. 가족의 경우 매일 보니까 편지를 쓰기도 부끄럽고 친구의 경우 카카오톡도 있고 전화도 있는데 “무슨 편지?”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부모님께는 어버이날이나 생신 때만, 친구들에게는 친구가 군대 가거나 생일에만 편지를 쓴다.
 편지를 쓰려면 문자나 카카오톡보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쓰는 동안은 그 사람을 생각한다. 그 사람과 내가 함께 했던 시간, 재밌었던 일 등을 생각하다 보면 기분이 좋다. 5월은 대학생들에게 과제의 달, 조모임의 달이기도 하지만 보통 가정의 달이라고 불린다. 우리 가족들에게 편지를 써보자. 편지를 쓰다보면 평소에 하지 못한 말을 할 수 있다. 사랑한다고 도저히 말로는 안 나오지만 글로 쓰면 4글자 뿐이니 쉽게 쓸 수 있다. 종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에 사는 친구들 또는 자주 모일 수 없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

권슬기(사교·3)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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