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지만 설레는, 그래서 더 가치 있는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특출한 것 없이 평범했던 나는,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도 딸의 학업을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주시는 부모님 뵙기가 민망해 그럭저럭 열심히는 공부했다. 운이 좋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적당히 공부하며 대학에 갈 수 있는 환경이 됐고 별 생각 없이 내 성적과 취업만을 고려해 대학을 고르고 진학했다.
 대학에 와서도 변함없었다. 그냥 선배 따라, 동기 따라 보편적인 과목을 수강하고 하라는 활동들을 적당히 열심히 했다. 재미가 없었다. 수험생의 목표라던, 삶의 터닝 포인트라던 대학에 왔는데 내 삶은 고등학교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재미가 없어서 열심히 하기 싫었다. 친구들은 다들 꿈을 찾고 있는 것만 같고 나만 외따로 뒤떨어진 기분이었다. 같이 술을 마시며 놀아도 나만의 공간에서 가라앉고 있었다. 매일 밤을 불안함에 눈 감고 또 다시 초조함에 잠드는 나날이었다.
 가라앉고 가라앉아 바닥을 쳤을 때 쯤, 그냥 기자가 하고 싶었다. 아마 수험생 시절 그나마 재미있었던 학생 기자단 활동에 대한 향수이리라. 이런 기분을 느꼈던 시기에 마침 인하대학신문에서 수습기자를 모집 중이었고, 그냥 지원을 했다. 더 이상 홀로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기 싫었기 때문에.
 수습기자로서의 삶은 바빴다. 하는 것이라곤 단지 ‘알리미’를 적거나 ‘월미팔미’로 말장난을 하거나 아니면 간단한 칼럼을 적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월요일에 보도회의를 하고 목요일에 마감을 하는 생활이 반복되며 내 생활은 차차 바뀌기 시작했다. 아니, 내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바빠서 주위를 신경 쓸 겨를도 없는 건지 더 이상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게 됐다. 무엇보다도 일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냥 적당히 열심히 하던 내게, 지고 싶지 않은 분야가 생겼다.
 아직도 나는 매일 아침 압박감에, 불안함에 눈을 뜬다. 아직 발만 살짝 담군 신문사 생활에 내 미래를 걸어도 될지, 신문사에서 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 나중에 후회를 하는 건 아닐지 여전히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럼에도 내가 신문사 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는 ‘내가 선택한 일’이라는 자부심과 ‘내 생각을 바꿔 준 일’이라는 고마움 때문이다. 가라앉고 있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던 나를 발버둥 치게 만들어준 이 일이 내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는 모르겠지만 그 변화를 이제 받아들이려 한다. 조심스레 미래를 향해 한 발짝 나아가 본다.

현해원 수습기자 godnjs729417@naver.com

젖과 꿀이 흐르는 학보사
 학보사에 들고 싶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대학생활 대신 반수를 선택을 해 아쉽게도 학보를 읽기만 하며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학내 문제를 진단하며 학생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곳이 없었기에 학내 언론사는 흥미로웠다. 당시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그 현장에 뛰어들고 싶었다.
 그동안 내 친구들 중 몇몇은 학보사에 들어갔고 잠시 수습기자 생활을 했다. 물론 모두 그만뒀다. 내가 “나도 한 번 들어가 볼까”라고 물어보면 친구들은 모두 “학보사가 힘드니 자신 있으면 들어가라”고 말했다. 내가 그래도 재밌지 않을까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는데 힘들다, 혹시 들어가고 싶다면 잘 버티라”고 당부했다.
 올해 3월, 새 학교에 입학해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봤다. 할까 말까 망설였다. ‘바빠서 그만두지 않을까’, ‘버틸 수 있을까’, ‘한다고 했다가 중간에 그만두지는 않을까’하고 고민했다. 그래도 지금 지원서를 넣고 들어가지 않으면, 경험조차 얻을 수 없다는 생각에 출사표를 던졌다. 내 선택에 친구들은 주로 ‘힘들면 그만두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한 번 갈 데까지 가보고 싶었다. 사회와 학교에 대한 관심을, 그리고 오지랖을, 학생기자라는 신분으로 열정을 갖고 뛰어보고 싶었다.
 결국 학보사에 들어와 수습기자가 됐다. 일단 들어오고 나니 빠져나갈 수 없는 개미지옥 같은 마력이 느껴졌다. 처음으로 기획회의에 들어가고, 짧은 ‘알리미’도 썼다. ‘플레이리스트’도 쓰고 창의력에 채찍질을 하며 ‘월미팔미’도 작성했다. 바빴지만 행복했다. 금방 나가고 싶을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정보를 발굴해 학우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한다는 숭고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기쁨이 컸다. 힘들면서도 행복한 묘한 이중성이 있었다.
 학생기자 생활이라는 즐거운 신세계를 연 나의 선택이 자랑스럽다. 함께 열정을 쏟아 불태우는 동기들과 선배들, 아늑하고 밥도 주는 인하대학신문사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내가 학생기자로서 사회와 대학 현장의 최전선에 서서 학우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언론에 관심이 있고 학교와 세상을 바라보는 뜨거운 가슴을 가진 인하인이라면 인하대학신문사에서의 기자생활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너! 내 수습기자가 돼라!’

박현호 수습기자 hatachino@naver.com

무의미한 삶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다
가끔은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공부, 사람, 꿈, 그 어떠한 것도 다 부질없다고 느껴져 그냥 숨만 쉬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작년 이맘때쯤의 나는 무의미했던 지난날들을 돌아보고 다른 무엇보다 스스로만을 바라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나를 제외한 다른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작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에 입학한 후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싶어 학보사에 지원하게 됐지만 수습기자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월미팔미’를 쓰며 말장난을 생각하느라 애를 먹었다. ‘플레이리스트’는 흥미를 느끼며 썼는데 평소에 음악에 관심이 많아 여러 곡을 즐겨듣는 나에게 노래를 추천하는 것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추천 곡을 들으며 그 당시 느꼈던 생각이나 감정이 떠올라 잠시 추억 속으로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기획안을 쓸 때는 막막했지만 자료를 조사하면서 꿈에 다가가는 느낌이 들어 보람을 느꼈다.
처음에 보도회의를 진행하며 모르는 것과 부족한 것이 많고 낯가림이 있어 학생기자를 하기엔 맞지 않나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곳, 신문사에 남아 있는 이유는 의미 있는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수업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배우고 있다는 점에서 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이맘때 쯤, 먼저 20살을 보낸 친구들을 보며 어떻게 지금을 살아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흔히들 20대는 자신이 스스로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혹시 무의미한 삶을 산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의미 있는 무언가를 스스로 찾아서 자신의 삶을 채워 나갔으면 한다.

조해량 수습기자 woowang_123@naver.com

58기 수습기자 일동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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