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이란 조직에서 여성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말이다. 남성에 못지않은 능력과 자격을 갖췄음에도 조직 내에 관행과 문화처럼 굳어진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원래는 여성들의 고위직 진입을 가로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애라는 의미로 사용하다가 여성뿐 아니라 소수계층 출신자들의 상황에까지 확대해 사용하게 됐다. 이 용어는 지난 1979년 미국의 경제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여성 승진의 어려움을 다룬 기사에 처음 등장했고, 지난 1986년 동일한 잡지에 실린 다른 기사를 통해 재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지난 1991년 미국 정부는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제도적으로 독려하기 위해 유리천장위원회를 만든 바 있다. 이는 약 30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하다.
 여성의 지위가 예전에 비해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2014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142개국 가운데 117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 하기엔 아직 섣부르다는 생각이 든 지표다.
 앞서 말한 보고서에서 보여지듯이 여성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큰 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유교문화와 가부장제도의 영향 탓인지 아직까지도 직장에선 남성이 지배적이다. 첫 여성 대통령 취임, 본교의 첫 여성 총장 취임 등 유리천장을 깨는 독보적인 여성들의 활약을 접하곤 하지만, 그런 소식들이 매체에서 크게 부각되는 만큼 조직에서 여성들의 고위직 승진이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 반증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남성, 여성은 넓게 보면 성별과 신체적 차이 등을 보이지만 깊게 보면 개개인 모두는 다르다. 그것은 차별성을 나타낸다. 전체 인간은 각각 외모, 신체, 지적 능력 등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자질에서부터 집안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에 이르기까지 성장하면서 마주하는 상황이 개인 간 동일한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여성이라서 차별할 것이 아니라 개개인 모두가 차별성을 지니는 것으로부터 인식을 시작하면 조금 더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강점을 존중하지 않을까. 그러한 것들은 유리천장을 과감히 깰 ‘아래로부터의 추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이상우 기자  57sangwoo@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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