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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음주 실태

다양한 음주 문화만큼 각종 사회 문제 발생
전문가, “왜곡된 음주 문화 개선해 술자리에서도 서로 존중해야”

 
 대학에 들어와 겪게 되는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는 ‘음주’다. 특히 요즘과 같이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 대학가 곳곳에서 술과 함께 유흥을 즐기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다양한 대학 음주 문화
 지난 2013년 대학내일연구소에 따르면 대학생 평균 주량은 소주를 기준으로 ‘9잔 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학생의 평균 8.51잔에 비해 남학생의 주량이 10.9잔으로 다소 높았다.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술의 종류는 맥주(33.0%)로 이어 소주, 소맥, 막걸리 순으로 조사됐다. 이 중 남학생은 소맥(21.7%)을, 여학생은 막걸리(11.4%)를 상대적으로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 달 동안 술을 마시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6만1천 원’이었으며 응답자 중 60.6%가 한번 술자리에 참석하면 평균 2차까지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특히 남학생(66.0%), 고학년(68.6%)일수록 2차 술자리에 참석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를 뒷받침하듯 실제로 대학가에는 다양한 음주 문화가 존재한다. 일례로 각 대학가에는 서울대의 ‘녹두거리’, 본교 ‘인하의 거리’, 홍익대의 ‘젊음의 거리’ 등 술집을 비롯한 각종 유흥시설이 운집해있는 거리가 있다. 이 거리들은 각 대학 학생들이 술 문화를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주된 장소로 이용된다. 뿐만 아니라 대학별로 독특한 신입생 신고식 문화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일례로 고려대는 ‘마셔도 고대답게 막걸리를 마셔라’는 막걸리찬가에 맞춰 진행된다.
 각 학교별로 존재하는 FM(Field Menual)도 대학생 음주 문화의 대표적인 상징 중 하나로 꼽힌다. FM이란, 술자리 시작 전 하는 대학별 학생들의 자기소개 구호를 말한다. 본래 선배가 후배 군기를 잡으려는 목적으로 사용한 군사독재 시절의 악습이었으나 현재는 자기소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의 모 대학에 재학 중인 이은주(대학생·22)씨는 “신입생 오티 날에 FM에 대해 배운다. 신입생은 한 명씩 돌아가면서 FM을 해야 하는데 소리가 작으면 술을 한 잔 더 마셔야한다”고 귀띔했다.

▶ 술이 원수?
 한편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게 됨으로써 자율적이고 개발적인 환경에 급작스럽게 노출되기 때문에 대다수가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해 상당히 혼란을 경험하기 쉽다. 이러한 탓에 건전한 문화 대신 음주, 흡연,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술이 원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과하게 섭취할 시에는 각종 문제를 야기한다.

- 건강 악화와 수업 지장
 건강 악화는 가장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대학생의 취업스트레스와 중독 행동의 관계’ 연구보고서에서 전국 대학생 446명의 63.5%가 ‘위험수준’으로 파악됐다. 지나친 음주는 알코올성 위염과 위궤양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학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술을 마신 학생들은 다음날 학교 수업도 빠지기 일쑤다.

- 음주 강요와 그로 인한 사건·사고
 무엇보다 국내 대학생 음주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음주 강요’다. 유교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윗사람의 음주 강요를 거부하기 어려운 편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생의 음주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요인은 군에 다녀온 20대 중반의 복학생, 일명 ‘예비역’이라 일컫는 학생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군대라는 복종과 계급을 중시하는 관료제 사회에 익숙해져 다소 억압적인 음주 문화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김승수 한국바커스 사무국장은 ”신입생들 또한 선배에게 보고 배운 것을 전통인양 그대로 후배에게 되풀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염려했다.
 이렇게 음주를 강요하는 문화는 2차적 사건·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 중 술자리에서의 성추행·성희롱은 심각한 수준이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대학생 7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희롱·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여대생 중 66.7%가 ‘술자리’에서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학생은 “신입생 시절 남녀 따로 술자리에 소집해 강제로 호감 있는 같은 과 사람을 말하게 하고 노골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시켰다. 예컨대 ‘어디까지 진도 나가고 싶냐’와 같이 원하는 수위가 나올 때까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며 “남자 쪽 술자리에서도 내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을지 생각하면 아직도 수치심이 든다”고 호소했다.
 
▶ 대학 내 음주 금지법 논란
 한편 대학생의 음주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지자 정부에서는 ‘대학 내 음주 금지법’을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자치권 탄압vs면학 분위기 조성’이라며 대립하고 있다. 대학 내 음주 금지법은 지난 2012년 9월 처음 거론된 것으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공공장소 음주 제한’이 포함됐는데, 여기서 대학이 중·고등학교, 병원 등과 함께 공공장소로 지정됐다. 그러나 현재 부처 간 의견 차이와 대학생 반발로 인해 논의가 중단된 상태로 보건복지부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혜원(대학생·22)씨는 “실제 법을 시행한다 해도 누가 감시할 것인지 문제다. 학생들이 가방에 술을 넣고 다닌다고 해서 가방을 검사할 수 없지 않느냐”며 구시대적 발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금주구역 지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다. 지난 6일 본교에서 절주 교육 강의를 진행한 김수연 대한보건협회 강사(이하 김 강사)는 “학문을 탐구한다는 대학의 본질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마땅히 시행해야 할 정책”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술자리에 술이 중심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될 수 있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주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김 강사는 “안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대로 존중하고, 각자가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자기 방식대로 마실 수 있는 음주문화를 대학에서부터 만들어가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왜곡된 음주문화의 변화를 강조했다.

 

술에 취한 ‘仁’ : 학우들의 술과 관련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 동아리 개강총회에서 처음으로 필름이 끊겼다. 눈을 떠보니 어떤 방이었고 ‘누군가 데려다줬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폐가였다. 아직도 그 날 어찌된 것인지는 미스터리로만 남아있다.
· 술에 취해 기독교, 성령님 이야기 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더 이상 만나주지 않는다.
· 신입생 시절 축제 때였는데 과도한 음주로 인해 5호관 앞에서 5남 독서실 앞 쪽까지 오페라 수준으로 구토를 한 기억이 있다.
· 내 주사는 계단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퉁’의 2층 계단, 투썸 계단 등 계단이라면 모두 다 내 등받이다. 
· 알바가 끝난 어느날 술이 너무 마시고 싶었다. 집에는 들어 가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큰맘을 먹고 소주와 아이스티를 사서 집에 갔다. 그리고 부모님이 주무시는걸 확인하고 방에서 몰래 마셨다. 엄마 아빠, 술 한 모금도 못하는 줄 아시죠? 사실 반 병은 마셔요. 죄송해요(눈물)
· 다음 날 물어보니 남자를 유혹했다고 한다.
· 1학년 입학하고 소모임 엠티를 갔는데 술자리에서 어느 순간 필름이 끊겼다. 그 날 나는 4 학번이나 차이 나는 회장님 멱살을 잡았다. 그 선배 이름 부르면서 “ㅇㅇㅇ! 싸우자” 이랬다고 한다. 덕분에 한 달 내내 회장님의 놀림감이었던 적이 있다.
· 소주잔을 ‘짠’하고 그대로 꺾어 고기 판에 부어버려 의도치 않은 불쇼를 구경한 적 있다.
· 다들 만취해 진상 부린 뒤 페이스북 ‘인하대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실려본 적 있죠? 그렇죠? (눈물)
· 일례로 술 마시고 발로 차면서 인형뽑기를 하다가 부셔져 경찰서 간 일이 있다.
· 이별 후 과음을 하다 필름이 끊겨 신용카드 및 귀중품을 잃어버렸다. 사랑도 잃고 돈도 잃었다.
· 만취한 친구를 데려다 줬다. 친구가 다 왔다고 한 빌라로 들어가서 문을 열었는데 한 남자가 상의를 탈의한 채 앉아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그곳은 친구의 집이 아니었다. 주인 분께 죄송하지만 문을 ‘열고 닫고’를 반복해야만 했다. 정말 살인 충동을 느꼈다.
· 술에 취한 취객을 도와주려다가 오해받아서 경찰서를 갔다.

강지혜 기자  jj030715@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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