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평주연 기자
승인 2015.05.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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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험기간 필자는 시험공부를 위해 집 근처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작지 않은 규모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기에 당연히 자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윽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유감스럽게도 1층과 2층, 모두 만석이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다른 커피전문점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무거운 가방을 든 채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종종 커피전문점을 방문했을 때 이와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리곤 한다. 과거 커피전문점이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존재했다면 최근 들어서 하나의 문화를 소비하는 새로운 복합문화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와 관련해 미팅을 하는 직장인, 육아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아기엄마, 개인공부를 비롯한 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학생 등 커피전문점을 찾는 세대와 목적도 모두 제각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의 ‘공간지각’을 이유로 꼽는다. 혼자 살아가고자 하는 사회적 현상이 두드러짐에 따라, 음료 값인 5,000원 가량만 지불하고서 나만의 개인적인 공간을 가지려는 것이다. 실제로 커피전문점은 새로운 문화를 양성하고 있는데, 커피전문점을 사무실로 이용하는 ‘코피스족’, 혼자 시간을 즐기는 ‘글루미족’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현상을 배경으로 대기업을 등에 업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도 증가추세에 있다. 본교 후문가만 하더라도 인테리어를 비롯해 커피의 맛까지 크게 다르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몇 년 전 5호관 쪽문 앞에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던 때를 돌이켜보면 다수의 학우들이 ‘후문이 점점 상업화돼간다’, ‘커피전문점도 많은데, 금방 망하지 않을까’하는 식의 우려가 있었다. 허나 섣부른 판단도 잠시 스타벅스 매장은 금세 학우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고, 현재 후문가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높은 판매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규모 커피전문점 또한 다양한 마케팅과 이벤트로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커피전문점이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 비해 브랜드 친숙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에서 뒤쳐진다고 분석한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친숙도가 떨어질수록 거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커피전문점으로 인해 경쟁이 치열한 요즘, 소규모 커피전문점들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유행에 발맞춰 잠식되기보다는 다양하고 참신한 마케팅 방법으로 ‘커피전문점의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를 기대해본다.

평주연 기자 babyeon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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