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옮겨 주위를 볼 때

강기쁨 부국장
승인 2015.05.0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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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저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근로자의 날’이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로자의 날,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는 ‘메이데이(May Day)’라고 부르는 5월 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날은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각국의 노동자들이 연대의식을 다지는 날로 지난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8만 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 총파업 집회를 연 것에서 유래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이던 지난 1923년 5월 1일부터 ‘노동절’을 기념해왔다. 지난 1963년 정식 명칭이 ‘근로자의 날’로 변경됐지만 지금도 고용노동부의 주관 하에 휴무가 아니라고 지정한 곳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모든 근로자들의 휴무일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이 ‘법정공휴일’은 아니기에 정말로 모든 근로자가 쉬는 것은 아니다. 최근 조사결과에서도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직장인 1,197명을 대상으로 ‘5월 1일 근로자의 날 휴무 여부’를 조사한 결과 34.2%가 ‘쉬지 못하고 근무한다’고 답한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상황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본교의 사정 또한 다르지 않았다. 환경미화원분들께서는 아무도 등교하지 않은 학교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셨다. 마감 중 숨을 돌리기 위해 나온 필자와 마주친 환경미화원 분께서는 “오늘 근로자의 날인데 학생들 학교에 와요?”라고 물으셨다. 그리고 이내 “아이고 학생들이 학교에 안 오면 우리도 안 나오지. 참 원래 쉬어야하는 날인데…”라는 말을 덧붙이셨다. ‘원래 5월 1일에 학교는 쉬지 않는다’고 답하려던 필자는 아차 싶었다. 교육자인 교수와 배움이 업인 학생은 근로자가 아니기에 쉬지 않는지만, 환경미화원 어머님들께는 학교에서 일할지라도 오늘의 출근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어 평소 필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학교의 많은 부분들을 위해 힘써주신 교내 근로자 분들게 무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지난달 최순자 총장이 교내 환경미화원 어머님 10여명과 만참 간담회를 개최했다. 또한 소통경영을 실천해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인하대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향후 환경미화원 및 교내 근로자들의 처우가 개선되리라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학우들이 주변을 살뜰히 살피며 교내 근로자분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고 늘 행동에 주의해야하는 태도가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강기쁨 부국장 glee9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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