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 인기
사회 비판 정신이 젊은 세대 자극해

 최근 음악계에는 ‘힙합’바람이 거세다. 올해 초부터 인터넷 주요 음원차트는 매드클라운의 ‘화’부터 시작해 지난달은 빈지노의 ‘어쩌라고’와 같은 노래가 상위권을 점령했다. 이에 힘입어 Mnet의 ‘쇼미더머니’시리즈의 번외 격인 여성래퍼 경연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는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지난달 성황리에 종영하기도 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소개된 신곡은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고, 출연자들의 랩 경연 영상은 SNS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낳았다. 
 이처럼 힙합이 국내에서 대중음악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 힙합을 자주 듣는 다는 조 모 학우는 “요즘 아이돌 음악에서 랩은 빠지지 않는 요소인 것 같다. 언더처럼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그 덕에 힙합이란 장르에 빠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한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국내 대중음악은 댄스나 발라드 위주의 아이돌이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의 음악시장은 조금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 ‘지코’, ‘랩몬스터’ 등의 아이돌 멤버들이 정통 힙합을 내세우며 본인들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요즘엔 이미 언더에서 힙합을 하던 가수들을 아이돌 멤버로 영입하려는 추세가 늘고 있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는 인디계의 힙합 가수를 발굴하기 위해 최근 레이블을 만들기도 했다.
 그동안 힙합은 주로 힙합 가수들만의 소속사, 일명 ‘레이블’에 의해 점유돼 왔으며 레이블은 주로 소수형태로 운영돼 왔다. 이는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음악 색깔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으나 이미 오랜 기간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산업을 확장한 발라드, 댄스 등과 경쟁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소규모 레이블 출신 가수들이 새로운 레이블을 차리고 이를 넓히면서 힙합 레이블들은 점점 대형화 됐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Dok2’와 ‘빈지노’가 속한 ‘일리네어레코즈’와 ‘산이’, ‘버벌진트’ 등이 속한 ‘브랜뉴뮤직’이다. 교내 힙합 동아리의 한 회원은  “브랜뉴뮤직과 아메바컬쳐처럼 이제는 대형 기획사가 돼 버린 힙합 레이블들의 음악이 이제는 노래가 나오면 차트 순위권에 들고, 사람들도 한번씩은 들어본 이름들이기에 대중화라는 측면에선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규탁 음악평론가는 “힙합은 저항 정신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음악으로 사랑과 이별만을 노래하는 다른 장르들과 달리 사회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어 젊은 세대를 자극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쉽사리 낼 수 없었던 이들에게 확성기가 돼 묵은 체증을 비울 수 있는 일종의 해우소의 역할을 해준 것”이라고 힙합의 인기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샘플링이나 리듬 메이킹처럼 기계로 음악을 만드는 기술의 상용화도 힙합의 성장과 인기에 한 몫 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힙합은 획일화 되어 있던 국내 음악 장르에 신선함 바람을 불어넣으며 산업의 확장과 장르 본연의 특성을 통해 저항음악에서 대중음악으로 성장했다. 어느새 국내 주류 문화의 반열에 올라서는 데 성공한 힙합음악이 침체된 국내 음악 산업에 계속 활력이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성욱 기자  journalist_u@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