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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섹남, ‘공감’이 열쇠

 최근 ‘뇌섹남’이란 용어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당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활발히 사용되던 이 용어는 점차 여러 기사와 칼럼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고, 지난 2월 tvN에서는 뇌섹남을 콘텐츠로 삼아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라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또한 이러한 인기를 나타내듯 뇌섹남은 지난달 25일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2014 신조어’에도 당당히 자리 매김 했다. 확실히 뇌섹남은 구직자가 일자리 찾기 어려운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일자리 절벽’,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를 줄여 부르는 ‘금사빠녀’ 등 총 334개에 이르는 신조어 중 가장 자극적인 느낌을 주며 눈길을 끈다. 한편으로는 터프가이, 꽃미남, 훈남, 차도남, 까도남 등 그동안 수많은 용어들이 매력적인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됐지만, 이제는 두뇌까지 매력의 요소로 판단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뇌섹남이 대체 무엇인지, 뇌가 섹시한 남자라는 풀이만으로는 뚜렷한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최근 뇌섹남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여러 연예인들을 보면 뇌가 섹시하다는 뜻은 성적인 매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멋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대체 눈에 보이지 않는 뇌는 어떻게 매력의 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일까.
 지난해 6월 통계청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뇌섹남의 조건을 주관이 뚜렷한 남자, 책을 많이 읽은 언변 좋은 남자, 유머감각을 지닌 남자 등의 순서로 설명하기도 했다. 즉 뇌섹남은 지적 수준이 뛰어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말을 재미있게 하는 재치 있는 남성을 뜻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 여성들이 대화가 잘 통하고 공감능력이 좋은 남성을 이상형으로 삼기 시작한 사회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예능 프로그램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를 비롯한 여러 방송에서는 뇌섹남에 다소 빗나간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이 얼마나 뛰어난가는 배제한 채 그저 학벌과 지적 능력만을 잣대로 무수한 뇌섹남들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뇌섹남의 의미가 ‘엄친아’로 변질되고 학벌주의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기에 지양해야 할 것이다.
 한편 최근 뇌섹남 인기에 힘입어 인문교양서의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성형이 만연한 시대에 외면뿐만 아니라 개인 내면의 매력까지 가꾸게 하는 이러한 열풍은 사회적으로 볼 때 긍정적이라고 여겨진다. 국립국어원의 신조어 사전에 등재된 새 낱말들은 지속적으로 사용될 시 정식 사전에 등재되거나 표준어로 인정받게 된다. ‘뇌섹남, 표준어가 되기 위해서는 학벌이 아닌 공감을, 외면이 아닌 내면을 키워드로 잡아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강기쁨 기자  glee9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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