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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는 읽지 않고, 동아리는 들지 않는 대학생

 몇 주 전에 수습기자를 모집하기 위해 인하광장에 글 하나를 게시했다. 매일 올리는 똑같은 글이었는데, 몇몇 학우들의 댓글이 달려 혹시 문제가 있나 하고 놀란 마음으로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필자의 걱정과는 다르게 ‘신문 잘 보고 있어요’라는 댓글이었다. 그 순간 긴장한 맥이 탁 풀리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어쩔 줄 모르고 댓글창에 ‘감사합니다’라고 홀로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결국 감사의 댓글을 달지 않았지만, 그 말 한 마디가 이번 주를 버티는 힘이 됐다. 한편으로는 학우들의 작은 관심도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 씁쓸하기도 했다.
 ‘학보는 읽지 않고, 동아리는 들지 않고, 학생회는 인기가 없다’… 이는 지난해 한 일간지에서 대학의 자치권을 걱정하며 언급한 내용이다. 이만큼 대학사회에 대해 잘 진단하고 있는 말은 없는 것 같다. 물론 학보를 무조건 읽어야만 하고, 동아리를 한 개 이상 가입해야 하고, 학생회에 모든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시대의 흐름이 ‘대학의 문화’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취업 시장은 여전히 바늘구멍이고, 갈수록 노령화 되고 있는 사이에 집값은 치솟고,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돼버린 한국 사회에서 이제 갓 ‘어른’이 돼버린 대학생들은 당연하게도 ‘여유’가 없다.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포기한 2030세대)가 등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1월, 대학내일에서 ‘10년 후 대학’을 풍자한 기사를 작성했다. ‘학보에선 주로 대학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10년 전 대학생들은 오지랖이 참 넓었던 모양이에요…(중략)… 당시에는 ‘대학 축제’라는 것이 존재했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어떤 행사의 주체가 돼서 기획하는 일이 전무한데 지금과 많이 다르죠?’라는 내용이 담긴 글에는 동아리는 없고, 대학언론은 모두 폐간되고, 축제까지 없는 ‘첨단시설’만이 가득한 대학을 보여준다. 과장 측면도 없지 않아있지만 솔직히 ‘설마…’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약 41% 학우들이 참여한 총투표가 지난 2일까지 진행됐다. 총투표에 관한 의견은 인하광장을 뜨겁게 달궜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자유게시판은 말 그대로 ‘자유’로운 의견을 나누는 곳이다. 이러한 논쟁은 집단의 발전에 있어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총투표로 인해 학내 사안이 조명-그것이 총투표를 하는 목적에 대한 비판이든 옹호이든-됐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 총투표는 결국 무산됐지만, 기세를 몰아 좀 더 많은 학우들이 학교에 관심을 가지길 희망한다. 학보는 학우들에게 읽히지 않으면 의미 없는 종이뭉치에 불과하다. 지금 이 신문을 읽어주는 학우들 덕분에 인하대학신문이 존립할 수 있다. 당신의 관심이 대학언론을, 대학 자치문화를, 그리고 우리학교를 지탱해주고 있다. 그 때 쓰지 못한 댓글 창에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항상 그래왔지만, ‘감사하다’고.

백종연 편집국장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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