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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확산되는 나를 위한 ‘작은 사치’

고급 디저트, 프리미엄 향수 등 판매 치솟아
전문가,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 방출된 소비 욕구 주된 이유”


 최근 ‘작은 사치’가 새로운 소비경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작은 사치란 고급 디저트, 프리미엄 향수, 인테리어 소품 등을 구입하는 행위로 사치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족감있는 소비를 의미한다. 즉 소비자는 현재의 만족을 위해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감당할 만한 가격 수준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작은 사치가 확산된 배경으로는 경제적 상황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3분기말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이 전분기말보다 22조 원 증가해 약 1,000조를 돌파했다. 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만 급증한 것이다. 또한 취업난,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 에듀 푸어, 전월세 대란 등의 사회적 문제도 심각해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태이다. 황혜정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돈이 없다고 해서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저성장이 고착화돼 소비욕구를 억누르고 살았던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몇 가지 작은 사치를 부리는 방식으로 방출된 것”이라고 작은 사치가 부각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작은 사치의 대표적 형태로는 디저트가 있다. 일례로 지난해 7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 ‘피에르 에르메’ 매장은 개점 첫날 고객들이 1시간 이상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몽슈슈’, ‘이성당’ 등 이름난 디저트 매장 앞의 대기 행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백화점 매출에 기여하는 디저트 매장의 위상이 높아지자, 각 백화점들은 이러한 경향에 맞춰 다양한 유명 제과 브랜드들을 영입하며 디저트 부문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사치품 시장에서도 작은 사치가 확산돼 최근 프리미엄 향수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월 프리미엄 향수 매출 증가율은 일반 향수에 비해 17배 가까이 높았다. 또한 입술과 손톱을 아름답게 꾸미는 미용제품의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애솔(대학생?23)씨는 “디저트 맛집을 찾아가고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네일아트를 함으로써, 일상에 행복이 더해지고 활력을 되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작은 사치는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이 20~60대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신을 위한 연말 선물을 준비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고객이 95%에 달하자 롯데백화점은 ‘자신을 더욱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담은 우편물을 발송하는 감성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불투명한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를 충실히 살려는 의식이 강해지기 때문에 작은 사치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정혜 본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미래와 연결된 현재 속에서 살기 때문에 미래에 다가올 위기와 불확실성을 항상 대비하게 된다”며 “국내 가계부채와 전세자금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취업 문제 등이 심각하다. 경기상황이 수축되는 불황 속에 이런 작은 사치가 지속되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강기쁨 기자  glee9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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