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눔프(NOOMP) 현상

 대한민국 경제사를 대표하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라는 슬로건은 익숙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던 대부분의 국가는 부패한 정치 환경, 낙후된 경제 여건으로 여전히 원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과 달리 우리 사회가 깨끗한 정치 환경, 잘 조성된 경제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대한민국은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탈바꿈했을 뿐더러 지난해 기준 세계 경제 규모 13위 반열에 오른 나라다. 선진국들은 대한민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에 감탄과 찬사를 보냈고 개발도상국들은 우리의 성장을 롤 모델로 설정했다.
 그러나 빈부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한국 자본주의 모델 방향이 국가와 재벌 동맹이 지배하는 무책임한 자본주의를 넘어 성장과 분배, 사회 통합이 선순환하는 한국형 책임자본주의로 나아가야한다고 제언한다.
 그리고 사회 통합이 선순환 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로 복지를 내세운다. 선별적이냐 보편적이냐 하는 복지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시대적 화두인 우리 사회는, 아직 명쾌한 방향을 내지 못했다. 보편적 복지로의 길이 최근 추세일 따름이다. 치열했던 지난 대선에서 여야 막론하고 복지 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쳤다.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고 표를 행세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연말정산과 관련해 세금을 많이 부담하게 되자 많은 국민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세법개정안의 문제점을 차치하더라도 복지에 쓰일 재원이 확대된 만큼 세금 부담금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데 말이다.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대선 전 어느 당 후보는 발언의 번복을 하지 않고 여전히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믿고 표를 준 사람들과 관련해 눔프 현상(Not Out Of My Pocket)이란 용어는 복지 확대를 원하면서도 필요 재원에 대한 부담은 지지 않으려는 이기적 현상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국가의 롤 모델로 삼는 스웨덴은 보편적 복지의 대표적인 나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만큼 사회 서비스가 잘 돼있다. 담세율은 세금을 부담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스웨덴의 경우 무려 50%에 달한다. 자기 수입의 절반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20%에 그친다. 더 많은 복지를 원면서도 더 많은 세금은 원하지 않는다. 개인의 의무와 부담은 도외시되고 오로지 정부의 재정지출에만 의존하려는 성향이 나타나는데, 이 같은 현상이 오래되면 제2외환위기로 치닫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들은 나무를 볼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시야를 키워, 자신이 누리는 권리에 책임을 지었으면 한다.
 

이상우 기자  57sangwoo@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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