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마트폰 게임을 즐겨하는 기자는 주변에서 인정하는 게임 중독자이다. 주로 ‘모두의 마블’을 즐겨하는데 많이 할 때는 일주일에 200판씩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종종 철이 없다는 식의 말을 듣곤 했다. 분명 할 일을 다 끝낸 뒤 즐기는 취미 활동일 뿐인데 단순히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속상했다.
 e스포츠 역시 게임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여러 제약 조건이 따라붙곤 한다. 대표적으로 셧다운제를 들 수 있다. 셧 다운제란, 만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온라인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로 접속을 차단하는 제도로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실제로 기자의 친동생도 올해 중3인 관계로 늦은 밤에는 게임하지 못해 불평불만이 많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셧다운제 시행 이후 청소년의 88%가 자정 이후에는 게임을 하지 않으며, 38%는 게임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나 셧다운제 실시의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 그러나 올바른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 셧다운제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이용, TV시청 등은 어떤 이유에서 강제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이는 대학가에서도 남 얘기가 아니다. 포항공대에서는 지난 1일부터 교내 주거 지역에서 셧다운제를 실시중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로 인해 피해보는 e스포츠의 어린 새싹들이다. 일례로 한 중학생 프로 e스포츠 선수는 국제 게임대회 참가했다가 셧다운제 때문에 게임을 중단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해당 선수는 사전에 동의를 받은 부모의 아이디로 재접속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분명 e스포츠를 포함한 국내 게임 시장이 K팝의 약 12배가 넘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이처럼 천대받고 있는 상황이 아리송할 뿐이다,
 이에 프로 선수들도 탈한국화를 선택하고 있다. 2014 롤드컵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이트 선수들은 지난 11월 대거로 중국 이적을 택했다.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른 프로게임단이 우승 직후 사실상 와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내보다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좋아 보다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중국 리그를 택한 건 어쩌면 당연스런 일이다.
 정부는 늦었지만 이제서라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게임사업 및 e스포츠 중장기계획’이 그것인데, 뒤늦게나마 흐름을 잡아보려고 노력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연이은 규제와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하는 일련의 시도가 이어지면서 일반인이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이미지는 부정적으로 바뀐 지 오래다. 더 늦기 전에 인식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이상으로 늦으면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의 타이틀을 뺏길지도 모른다.

강지혜 기자  jj030715@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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