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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내음새… 낯설음, 행운, 사랑

  “십, 구, 팔…”. 국민이 카운트다운과 동시에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훈훈한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1월 1일이 이제는 예전만큼 설레지 않는다. 새해를 맞이하며 많은 다짐을 했지만 정작 달라지는 건 없는, 그저 나이 한 살을 먹는 일이 억울하고 식상해진 것일까. 정작 필자가 설렘을 느끼고 기다리는 날은 따로 있다. 바로 ‘봄’이다. 입춘이 지난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꽃들의 기지개를 시샘하는지 아직 찬 바람이 분다. 필자가 말하는 봄은 달력상 표시된 입춘이나 일기예보에서 전하는 시점이 아닌 봄 내음새를 맡을 수 있는 순간이다.
  봄은 낯선 계절이다. 필자는 시간표에 맞춰 수업을 듣다 공강 시간에 혼자 교정을 돌아다녀 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봄 내음새를 맡는다. 짧았던 지난 봄을 뒤로하고 한 해가 지나 오랜만에 맡는 봄 내음새는 반가우면서도 낯설다. 그런 날이면 모든 것이 새롭게만 느껴진다. 카페의 창가에 앉아 사람들의 움직임을 본다. 괜스레 추위에 떨며 발걸음을 재촉하던 지난주와는 달라 보인다. 사람들도 나처럼 봄 내음새를 맡은 것인지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사뿐히 걷는 모습들이 겨울동안 웅크려놓은 활기를 되찾은 듯하다. 그것들은 사람들의 표정에서, 옷차림에서 느껴진다.
  봄은 행운의 계절이다. 진정한 봄이 오면 필자는 얇은 청자켓과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주로 입는다. 설렘을 가득 안겨주는 봄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한 준비라고 해두고 싶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바래면 구체적인 모습이 아닌 잔상과 느낌만이 남는다. 지금은 소중한 인연이 된 많은 사람들과의 추억 속에는 항상 봄 내음새와 흐드러지는 벚꽃과 함께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봄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필자에게는 행운이다. 올해에도 그 사람들과 함게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추억을 쌓고 싶다. 또 한편으로는, 어떤 새로운 만남을 통해 추억을 쌓게 될지 설레기도 하다.
  봄은 사랑의 계절이다. 유난히도 이번 봄이 기다려진다. 1년 전, 필자는 설렘 가득한 계절에 설렘을 주는 사람을 만났다. 하이데거에서 참치김밥과 음료로 소소하게 소풍도 즐기고, 수봉공원으로 산책을 갔다가 어두워진 공원이 무서워 손을 잡고 뛰어 내려오기도 하고 벤치에 나란히 앉아 벚꽃을 잡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며 손을 뻗고 하늘을 바라보던 모든 장면들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그 때의 설렘은 뭐랄까, 가슴 속에 나비 세 마리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간질이는 것만 같았다. 지난 봄의 간질간질한 행복을 이 글이 신린 신문이 나갔을 쯤에는 다시 한 번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오늘은 꽃샘추위에 너무도 추웠지만 이 추위가 지나가면 봄 내음새가 물씬 풍기게 될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개강 즈음의 인하대학신문에 실릴 독자시선에도 봄 내음새가 솔솔 풍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딱딱한 글이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글을 적어 나갔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봄도 기분 좋은 낯설음과 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행운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서예솔(국교·3)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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