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60대까지 ‘프리터족’ 증가
열정페이 논란도 한몫해…

 졸업유예를 한 K군은 상·하반기 공채에서 연달아 떨어졌다. 서류를 접수해놓은 회사가 남아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런 K군은 언제든 면접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과 심야시간의 급여가 조금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해 편의점 ‘심야 알바생’으로 근무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다. K군은 스스로를 ‘프리터족’이라 칭한다.
 지난 2013년부터 ‘알바천국’이 아르바이트 시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프리터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한 보도에서는 200만 프리터족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에 번져가는 무기력증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리터족’이란 Free(프리)와 Arbeit(아르바이트)의 합성어로 특정한 직업 없이 임시직 아르바이트 생활을 이어나가는 이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형 프리터족’은 자유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사정이 심각하다. 취업난을 겪는 20~30대부터 정리해고와 창업실패, 노후불안 등으로 40~60대 이상의 장년층까지 아르바이트에 내몰린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354만 명이던 전체 임금근로자는 지난해 1,877만 명가량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중에서 계약의 반복 갱신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한시적 근로자의 비중은 13.8%에서 18.7%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아 프리터족이 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프리터족을 양산하는 문제점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낮은 최저임금 및 열악한 노동 환경이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5,580원으로 OECD국가 중 뒤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의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열정페이’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열정페이는 소액의 활동비만 주고 정규직처럼 일을 시키면서도 ‘당신의 열정을 사겠다’는 거창한 명분을 내거는 것을 젊은 세대들이 풍자한 단어다. 이 논란은 지난 1월 한 편의점 점주가 ‘돈을 벌기 위해 편의점 근무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열심히 한 만큼 챙겨드리겠다’는 내용의 모집공고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유소원(23?대학생)씨는 “일하는 것만큼 급여를 준다고 했는데 막상 최저시급도 받지 못했다”며 “이런 일은 주변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장기간 프리터족으로 살게 되면 저축과 소비가 줄어 불안정한 생활이 노후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프리터족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및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위원은 “경제성장이 수축되고 청년고용의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프리터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다방면으로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평주연 기자  babyeo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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