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용 경향 ‘탈(脫)스펙’, ‘이색채용’
역량 및 직무 중심으로 인재 발굴 추세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이색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KT와 넥슨은 각각 ‘스타 오디션’, ‘넥슨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역량을 발휘하는 인재에게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혜택을 줬으며 애경그룹은 채용 홈페이지가 아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색적인 입사지원을 받았다.
 애경그룹에서 실시한 인스타그램 전형에 합격해 신입사원으로 채용된 본교 졸업생 황금별(직장인·29)씨는 “지원자들이 좀 더 자유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채용 채널로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경그룹이 학력과 점수가 아닌 열정과 창의성 등을 보기 위해 실시한 전형이라고 이색채용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탈(脫)스펙 채용 경향도 두드러진다. LG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특정 직군을 제외하고 이력서에 사진,외국어 점수,자격증 입력란을 없앴으며 현대차 그룹은 기존의 동아리와 봉사활동 기재란에서 탈피해 글로벌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논술과 영어회화능력 평가를 강화했다.
 이와 같은 기업들의 채용 방식 변화의 원인을 두고 본교 취업동아리 ‘드림잡스’의 김현기(경영·3) 씨는 “신입사원 지원자들을 외국어 점수 등 소위 ‘스펙’을 기준으로 평가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월 4일에는 롯데그룹,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 12개 민간 및 공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모여 ‘2014 스펙초월 채용문화 업무협약식’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서류전형 폐지, 직무중심 평가 등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시행됐던 탈스펙 채용제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탈스펙 및 이색채용과 관련해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10월 구직자 6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4.2%가 ‘탈스펙 채용이 본인의 취업에 불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기본 스펙 외에 준비할 것이 더 늘어난 것 같아서’(49.9%, 복수응답)를 꼽았다. 실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 모(24)씨는 “말만 탈스펙이지 실제로는 보여주기 식에 불과한 것 아닌가”라며 불편한 입장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취업동아리의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박주신 본교 교육대학원 교수는 “최근 공기업, 금융권, 민간기업 등 여러 곳에서 신입사원 채용 시 탈스펙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기존에 8대 스펙이라고 명시해 사회적으로 무분별한 스펙 상향화를 가속시킨 것은 큰 손실이다. 역량 및 직무 중심으로 인재를 발굴하는 최근의 기조가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욱 기자  journalist_u@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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