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명 중 4명… 결혼 필수 아냐
현대인들 개인주의 성향 및 경제적 부담 등 주된 원인
복지부 관계자,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9월까지 수립될 것”

대학생 A씨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 주택, 육아 문제와 관련한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혼자 편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보다 여유로운 삶을 누리면서 여행, 취미, 레저를 맘껏 즐기면서 살고 싶은 것이 큰 이유다.

 결혼이 필수라는 가치관이 사회 전반적으로 희미해지고 있다.
 대학생도 결혼을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추세다. 2.1지속가능연구소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대학생 2,3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설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 비율은 36.3%, ‘보통이다’는 17.2%였다. 대학생 10명 중 약 4명은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개인주의 성향의 심화가 꼽힌다. 과거 다자녀 가구에서 자라온 세대들과 달리, 오늘날의 2030세대들은 소자녀 가구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과거보다 짙다. 일례로 ‘파인드잡’과 ‘알바천국’이 전국 25세 이상 여성 1,2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설문에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하고 싶어서’가 53.6%를 차지해 응답의 과반수를 넘겼다. 가정과 배우자에 의존하는 삶보다 자신만의 삶을 더욱 중시하는 현대 여성들의 의식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경제적 이유와 ‘전투육아’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극심한 육아 부담도 결혼 자체를 포기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모 씨(39·회사원)는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중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도 결혼 및 출산동향 조사’,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 1명 당 대학졸업까지 약 3억 896만 원이 든다고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저출산 현상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출산율 하락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연령층에서 특히 눈에 띄었다. 25~30세의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약 66명으로 지난 2012년 약 77명보다 11명 줄었다. 30~34세 인구도 전년 약 122명보다 11명 줄어든 약 111명을 기록했다. 반면 노령화 지수는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유소년인구(0~14세)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인 노령화 지수는 10년 전 41.3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한 83.3을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저출산 현상에 따른 청년층의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과 생산력 감소라는 문제를 야기하며 결국 국가 경제 위축,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청년층이 줄어들수록 노인 인구는 확대돼 청년 한 명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비용도 증가되며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반면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은 여전히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93년 9건이던 조혼인율은 지난 2013년 6.4건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관계자는 “조혼현상이 점점 떨어지면서 만혼추세가 심각해지고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만혼이 자발적이기보다는 청년 일자리문제, 비정규직 양산문제, 경제적 자립, 주택문제 등과 관련된 비용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복지부에서 올해 9월까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위원장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전문가, 연구기관에서 노력중이며 국민들이 진짜로 원하고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국민의사소통 채널창구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마련했다. 많은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

강기쁨 기자  glee93@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