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인생' 줄거리 : 태권도 유망주 ‘대수’와 아이돌 가수를 꿈꾸던 당찬 성격의 ‘미라’. 하지만 17살에 아이를 가져 서른 셋의 나이에 16살 아들 ‘아름’이의 부모가 됐다. 남들보다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인 아름이의 신체 나이는 여든 살. 어리고 철없는 부모지만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와 씩씩하고 밝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고,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이 전부였던 아름이에게 두근거리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다빈 : 영화는 아름이의 부모님인 대수와 미라가 어떻게 만나서 열일곱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들을 갖고, 가정을 꾸리게 됐는지 그들의 사연을 먼저 보여줘. 대수와 미라의 과거 이야기는 아름이의 시점에서 유쾌하게 그려지는 편이야.
혜원 : 책에서는 아름이가 태어난 후의 모습이 먼저 등장해. 아름이는 여러 가지 글을 적는데 부모님의 이야기도 그 중 하나야. 대수와 미라가 만나게 되는 일화는 아름이의 글을 통해 소설의 끝자락에서 볼 수 있어. 미라와 대수는 아들을 애지중지하지만 아름이가 세 살이 된 후 급속도로 이뤄지는 노화를 보며 조로증이 있다는 걸 알게 돼.
다빈 : 조로증 탓에 아름이는 열일곱 살이 되도록 늘 약을 달고 살아. 길거리를 오갈 때도 늙어버린 자신의 외모를 부끄러워하며 선글라스로 가리지만 미라는 14년 동안 아팠으니 이제는 천천히 걸어도 된다며 그런 아들을 제지해.
혜원 : 책에서도 아름이는 자신의 외모를 부끄러워해. 그러나 생활고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모자를 벗으며 자신을 드러내지. 인터뷰 도중 ‘늙음’에 대해 묻는 작가에게 ‘젊음’이란 뭐냐고 되묻는 모습이 고작 열일곱 살 밖에 안 된 소년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이라기엔 너무 안타까웠어.
다빈 : 맞아. 한편 그런 아름이에게 이웃집 장씨 할아버지는 유일한 말벗이자 친구야. 영화에서는 ‘짱가’라는 애칭으로 불리지. 그는 아름이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인터뷰 촬영분이 통편집 됐다며 투정을 부리는 다소 푼수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 그렇지만 아름이가 병원 신세를 질 때도 늘 찾아오는 등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보여줘.
혜원 : 그런 아름이는 다큐멘터리 방송이후 이서하라는 아이의 메일을 받게 돼. 이후 자주 답신을 주고받으며 또래 친구가 생겼다고 할 수 있지. 낯선 이성친구에게서 받은 메일을 100번은 더 읽으며 서하의 손 사진에 설레는데서 늙수그레한 모습만 보이던 아름이에게 소년다운 싱그러움을 느꼈어.
다빈 : 하지만 서하는 사실 어느 시나리오 작가가 꾸며낸 허구의 인물이었어.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대수는 분노하며 그 작가의 집으로 쫓아가지. 한편 유일한 낙이었던 친구를 잃은 아름이는 평소 관심도 갖지 않았던 게임에만 몰두하고, 이런 자신을 제지하는 부모님에게 짜증까지 부리며 상처받은 모습을 보여.
혜원 : 게임에 집중하던 아름이는 깜빡 잠이 들어. 이후 머무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자신의 소설을 출력해달라고 하지. 결국 아름이는 병실에서 세상을 떠나며 부모님에게 소설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한 거야.
다빈 : 영화에서 아름이는 부모님에게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싶다고 부탁하고, 보신각을 향해 가는 대수의 택시 속에서 미라에게 자신의 소설을 읽어달라고 부탁해. 그리고 자신의 동생을 가진 미라의 배를 쓰다듬으며 동생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듣고 눈을 감지. 물론 이는 아름이네 가족의 이야기지만, 그들이 보여준 애틋함은 내 마음까지 두근거리게 만들었어.

김다빈, 김혜원 기자  dabin3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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