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졸업생 기피 현상이 이유
졸업유예 관한 부정적 인식 개선해야

최근 졸업유예를 신청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졸업유예제도’란 졸업 요건을 충족한 졸업 대상자 가운데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대학에 졸업유예를 신청, 승인 받은 학생들이 졸업을 연기하는 제도다.
 올해 교육부가 발표한 ‘2011~2014년 졸업유예제도 운영 현황’에 따르면, 재학생 만 명 이상 대학 중 지난 2011년 졸업유예제도를 도입한 26개교의 졸업유예 신청자는 지난 2011년 8,270명에서 지난해 14,975명으로 약 2배가량 증가했으며, 지난 3월까지 신청자가 12,169명에 달했다. 또한 올해부터 졸업유예제도를 시행하는 대학이 33개교로 확대됐다.
 이처럼 졸업유예를 신청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이유는 취업 시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 구조와 ‘졸업예정인 자’가 포함된 취업 요건 때문이다. 양정승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이하 양 연구위원)은 “청년들 노동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다. 졸업유예 현상이 늘어나는 것은 취업시장이 수요자인 기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자격요건 자체가 졸업예정인 곳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취업 준비생 1,1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졸업유예를 한 경험이 있거나 할 생각이 있는가에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53.2%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유로는 ‘부족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50.8%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막연한 불안감 때문(46.1%) △기업의 졸업생 기피현상(45.3%) △인턴지원 시 졸업예정자 대상(25.4%) 등이 뒤를 이었다. 졸업유예를 신청한 이승훈씨(27·대학생)는 “졸업하면 기업에서 안 좋게 볼 수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서 취업 전 졸업유예를 하게 됐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인크루트에서 신입사원 채용 예정인 424개의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45%가 휴학, 졸업예정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보인 바 있다.
 한편 졸업유예에 대한 문제점으로 국가의 경제적 손실을 들 수 있다. 지난 2011년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졸업 예정자들이 대학에 남아 있음으로써 발생하는 ‘포기 소득’을 합친 간접 교육비만 약 5조 4,178억 원에 이른다. 또한 각자 다른 졸업유예 등록금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일례로 단국대는 18만 7,000원, 경기대는 등록금의 1/12을 청구했고, 국립대인 부경대도 기성회비의 1/6을 납부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건국대, 연세대, 영남대 등 9개 대학의 학생들은 3학점 이하 등록 시 등록금의 1/6을 납부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각자 다른 졸업유예 등록금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기준을 정하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주은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졸업유예 등록금이 각 대학마다 다르고 비용도 비싸 졸업유예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부는 졸업유예생에게 청구하는 비용에 대해 실태조사와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 연구위원은 “졸업 후에 취업준비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인식이 개선되어야 졸업유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며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은서 기자  sdic77@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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