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직후 잇단 완판 행렬
사행성 유도 및 재고처리용으로 변질될 우려 존재해

 최근 유통가에서 상자나 주머니에 무작위로 상품을 담아 소비자들에게 이벤트 형식으로 판매하는 럭키백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럭키백은 고객이 지불한 금액 그 이상에 해당하는 값어치의 제품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일컫는 말로 일본의 복주머니 행사에서 유래된다. 포장을 뜯기 전까지 고객이 주머니에 무슨 제품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럭키백 마케팅은 화장품과 패션 등의 유통업계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IT업계 등의 다양한 분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뷰티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인 ‘미미박스’가 있다. 미미박스를 구독하는 소비자들은 매달 1만 6,500원을 지불해 뷰티 전문가들이 선정한 8만 원에서 10만 원어치의 다양한 제품을 무작위로 받아볼 수 있다. 미미박스를 구매한 강모 씨(22)는 “럭키박스를 시킨 후 내용이 부실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막상 박스를 받아보니 제품이 꽉 차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패션업계에서도 럭키백 마케팅이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일례로 니나리치는 지난해 9월 양복을 구매한 고객에게 현장에서 간단한 게임을 진행하고 럭키백을 주는 이벤트인 ‘원 플러스 럭키(1+LUCKY)’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기존의 럭키박스를 구매하는 형태를 넘어 재미까지 더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유통업체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재고처리용으로 럭키백 마케팅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프리스비가 지난해 1월 진행한 럭키백 마케팅의 경우 럭키백에 맥북, 아이패드 등의 애플 정품과 관련 악세사리가 무작위로 담겨 있다고 홍보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홍보했던 것과 달리 3만 원짜리 럭키백에는 USB나 IT기기 케이스가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는 애플 볼펜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럭키백 열풍이 소비자들의 사행심을 조장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에 양재호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럭키백 마케팅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해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소비자와 기업간의 신뢰 형성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고객을 바라보는 기업의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hoho3008@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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