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가 대신 구매해줘… 시간절약 장점으로 꼽혀
전문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것”

 클릭 한 번에 정기적으로 원하는 물품을 배달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가 확산되며 새로운 유통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란 정기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일명 ‘구독쇼핑’이라고 부른다. 즉, 구매자가 정기 구독료나 가입비를 서비스업체에 지급하면 해당 업체가 선정해 구성한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상거래를 의미한다.
 구독쇼핑은 같은 제품을 수백, 수천 명이 공동 구매해 가격을 낮췄다는 점에서 소셜커머스와 비슷하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가 제품을 선별해준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이에 따라 구독쇼핑은 상품정보 과잉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판매자가 소비자 대신 제품을 구매해준다는 특징 덕에 신제품 및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기 때문이다. 이진숙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팀장은 “인터넷이 편리한 매체이지만 일일이 검색하는 것조차도 힘들만큼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서 개인이 선호하는 상품을 패키지로 마련해놓고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각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구독쇼핑 시장은 지난 2011년 독일에 본사를 둔 화장품 구독쇼핑 업체 글로시박스 코리아가 국내에 론칭하며 등장했다. 글로시박스 코리아는 매달 신제품을 박스에 담아 제공하거나 고객이 지불하는 금액 이상의 물품을 무작위로 담아주는 ‘럭키백 마케팅’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구독쇼핑은 최근 음식, 꽃, 애완동물 용품 등 분야의 경계를 허물며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수입 식품을 알아서 골라주고 매달 구독까지 할 수 있게 해주는 구독쇼핑의 개념을 적용한 푸드플랩이 음식 구독쇼핑의 대표적인 예다. 또한 꽃 구독쇼핑도 지난해 국내 최초로 런칭한 시코모르에 이어 약 12개의 업체들이 생겼다. 이를 이용 중인 블로거 홍키티 씨는 “꽃을 좋아하는데 직접 사러가기는 귀찮고 여러 단 사기가 부담스러워 구독쇼핑을 이용하게 됐다”며 “예쁜 상자에 담겨오니 선물 받은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들도 구독쇼핑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이벤트성으로 구독쇼핑을 진행하며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추세다. 지난 2012년 2월 CJ몰은 유아용품에 구독형 상품 서비스를 적용한 ‘베이비오박스’를 선보여 기업에서 선정한 육아 필수품을 묶어 판매했다. 또한 마일리지 포인트 서비스 제공업체인 OK캐시백의 경우도 지난해 구독쇼핑 업체와 협업해 포인트로 치약, 휴지, 샴푸 세제 등과 같은 생활필수품을 박스에 담아 살 수 있는 구독쇼핑 서비스를 선보인 적 있다.
 전문가들은 구독쇼핑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고객의 선택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 서비스를 통해 편리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혜택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기쁨 기자  glee93@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