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데스크
트루시니스, 믿고 싶은 진실

 모든 진실은 과연 정말 진실일까? 어떠한 사건이든 ‘믿고 싶은 거짓’과 ‘감추고 싶은 진실’이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제보자>는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얘기를 그리며 진실을 갈구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볼 때는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지만, 막상 그것이 현실로 다가오면 달라진다. 영화에 등장한 대중은 단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었을 뿐이다.
 본지 기자들은 지난 9월부터 학생회비를 관련해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학생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그만큼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나름 신경 쓴 부분이었는데, 막상 취재를 시작하니 내부회의보다 더 폐쇄적이고 민감했다. 당연히 언론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있고 부담도 심했다. 취재 과정 중 잘못된 전달을 통해 오해가 불거지기도 했고, 단어 하나하나부터 어조까지 조심스럽게 사용해야만 했다. 마치 치킨게임(차를 타고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할 때, 양 쪽이 계속 달리면 모두 죽지만, 한 쪽이 피하면 그 행위자가 겁쟁이가 돼 패배하는 게임)이 연상됐다. 분명 피하지 않으면 모두 피해를 입을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양자 모두 피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학내 모든 기관 및 학과들은 각자의 위치에 충실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기에, 빛을 찾아 시작한 일이 오히려 빛을 꺼뜨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앞이 캄캄했다. 이번 취재는 각자 무게를 두는 사안과 관점이 저마다 다르며,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예전에 학교의 좋지 않은 점에 대해 취재하다가 학교 관계자 중 한 분이 ‘학교 신문은 학교의 얼굴인데 말이야’라며 취재를 달갑지 않게 여긴 일이 있었다. 학교 신문은 언론사이기도 하지만 학교의 대표 신문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를 대표해서 보여줄 수 있는 소식위주로 작성해야 한다는 의미의 말이다. 그러나 얼굴에 다양한 표정이 있듯이 항상 좋은 면만 보고 살 수는 없다. 학보를 단순히 학교의 홍보지로만 여기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시각이다. 학보사는 학교의 두껍게 덧칠한 가면보다 떳떳한 ‘얼굴’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불편한 진실도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트루시니스(Truthines)란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내면적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진실로 인식하려는 심리상태를 뜻한다. 즉, ‘내가 믿고 싶은 것’이 진실이 된다는 의미다. 본교 내의 학우들도, 그리고 혹은 인하대학신문사조차도 믿고 싶은 것을 진실이라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언론도 그렇다. 인하대학신문도 취재를 하며 제보자나 인터뷰이의 말이 모두 진실인지는 알기 어렵다. 보이는 것들로만 이뤄져 있는 세상 속 ‘믿고 싶기 때문에 믿는 진실’이 과연 진리가 돼야 할지는, 항상 의문을 품으며 경각심을 갖고 살아야 할 것이다.

백종연 편집국장  jy_100@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