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비룡논단
‘비정상의 정상화’를 정상화하는 법
  • 차태근 중국언어문화학과 부교수
  • 승인 2014.11.10 17:06
  • 댓글 0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부쩍 자주 들리는 말이 비정상의 정상화이다. 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말이 들리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비정상적인가를 새삼 일깨워주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사회가 얼마나 비정상적인가 하는 것은 매일 뉴스에서 보도되는 사고와 사건 소식들을 통해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보도되는 것이 전체 가운데 빙산의 일각일거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심각한 사회가 아닐 수 없다. 사건과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들 가운데는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너무나 상식 밖의 것도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정상화는 매우 시급해 보인다.
그러나 정상화(Normalization)는 말은 한 사회에서 인간의 사고나 행위가 일반적으로 당연하다거나 상식적 혹은 자연적이라고 간주되는 기준에 맞추어 이루어지도록 하는 과정을 뜻하지만, 문제는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인간의 사고와 행위의 기준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법률이나 제도, 혹은 각종 규범의 형태로 이른바 정상적 상황을 규정하고 있더라고 그것의 객관성이 곧바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비정상의 정상화과정은 우선 정상과 비정상, 즉 일탈의 기준에 대해 사회적인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 무엇을 정상이라 규정하는 순간 동시에 비정상 역시 규정된다. 정상화과정은 뒤집으면 바로 비정상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어떤 관념과 행위가 어느 순간에 정상-비정상이라는 관점에 의해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판단되는 것은 바로 그것을 비정상이라고 새롭게 규정하고 발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안에 따라서는 정상화 과정을 통해 관례적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효과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구잡이 방식으로 정상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 이른바 ‘역사의 정상화’, ‘법치의 정상화’, ‘교육의 정상화’ 등과 같이 그 기준이 모호하여 논쟁적인 것조차도 자칫 특정 입장을 합리화 혹은 합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오히려 사회를 더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와 같은 권력기관이 중심되어 사회의 정상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은 권위주의적인 발상을 넘어서 실제로 매우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하는 과정은 심사숙고와 인내력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의 기준이 다수가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이어야 할뿐만 아니라, 또 한편으로는 그것을 정상화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제도나 관념을 뒤집거나 약 처방 하듯이 곧 바로 해결하는 방식으로는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상화란 자체의 자정능력과 조절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고 만다. 대개 하나의 비정상적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하며, 그것의 균형도 복합적인 요인들이 전체적으로 재조정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단시일내에 정상화를 추진하려다 보면 알묘조장(?苗助長)과 같이 정상적인 것을 오히려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정부 각 부처에 대한 평가에서 정부의 중점사업인 ‘관행적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 실적을 중요시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억지로 비정상적인 것을 찾아내다보니 기존에 이미 정상화 중이던 많은 내용들이 새롭게 비정상적인 것으로 재발견된 양 정상화의 목록에 추가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비정상의 정상화의 일부정책에 대해 일각에서 정상의 비정상화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따라서 정상화가 나온 김에, 정권이 들어설 때 마다 총체적인 국정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하에 전체 사회 혹은 전체 정부부서를 동원하여 특정한 정치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이른바 비정상적 관례는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정부의 대국민 홍보성 정책으로 공무원들만 조삼모사의 꾼으로 더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차태근 중국언어문화학과 부교수  jy_100@inb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Economic Downturn, Soaring Prices, the Arrival of Global Stagflation
[World Focus]
Economic Downturn, Soaring Pri...
Showing off the value of consumers, ESG Management
[World Focus]
Showing off the value of consu...
The Dissonance Over the Enactment of Nursing Law
[World Focus]
The Dissonance Over the Enactm...
Pro-ana, it's coming.
[World Focus]
Pro-ana, it's coming.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