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공연 도중 환풍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환풍구 위에 올라가 공연을 보던 27명이 18.7m 아래로 추락,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판교에 거주하고 있는 본지 기자는 당일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고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에는 사고 후 수습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여러 사람이 구경하고 있었고 지상파를 비롯해 각종 언론 매체가 분주히 움직이는 상황이었다. 처음 사고를 접했을 때에는 환풍구에 사람들이 공연을 보려고 무리를 해서 올라가 사고가 났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가보니 그렇지 않았다. 환풍구는 바로 옆 화단과 이어져 있었고 화단도 계단을 통해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현장에 있었던 김민자(48)씨는 “너무 안타깝다. 환풍구 조금만 옆에 있었더라면 살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현장 안전요원이 한명도 없는 등 통제하는 사람이 없어 이번 사고가 세월호 참사에 이어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전형적인 사고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한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이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16분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30여 명의 사람들이 올라가 환풍구가 무게를 지탱하지 못했던 점도 있겠지만, 지난달 28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의 감식결과 발표에 의하면 환풍구 부실시공이 확인됐다.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환풍구를 세로로 지탱하고 있는 2개의 받침대 중 좌측 부재가 꺾이고 이와 맞닿은 용접부가 끊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으며 전체적인 감정결과 용접불량과 부실하게 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은 모두 직장인들로, 회사가 끝나고 또는 잠깐 쉬는 시간에 나와 공연을 구경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판교테크노밸리 행사 주관사인 이데일리 곽재선 회장은 희생자 유가족에게 자녀의 학비를 지원하는 등의 보상과 함께 사과를 전했다. 그렇지만 이번 사고는 사고가 일어난 후 공연 관계자들은 공연 업계 사고 중 최악의 사고라고 지칭했을 만큼 유가족들과 합의를 했다고 해서 어영부영 넘어가서는 안 될 사건이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먼저 따지기 전에 안전 불감증으로 이러한 사고가 번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은서 기자  sdic77@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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