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율 줄이고 금연 늘리고…'
vs '일시적 효과일 뿐, 지속적 효과 없을 것' 의견 분분

 정부가 내년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후, 국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11일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은 우리나라 국민건강의 최대 위해 요인으로 여겨지는 흡연율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정책은 담뱃값 인상, 금연치료 집중지원 등을 포괄한다.
 지난 9월 19일에서 20일까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담뱃값 인상에 대한 찬반여부조사에서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담뱃값 인상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2.4%, ‘증세를 위한 것으로 담뱃값 인상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43.4%였다.
 대한보건협회, 대한뇌졸증학회, 대한의사협회 등은 담뱃값 인상에 찬성하는 의견을 보였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남자의 흡연율은 4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찬성 측은 담뱃값이 10년 동안 동결돼 국제 평균인 7,000원에 비해 너무 낮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어 가격 인상이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담뱃값을 500원 인상하자 5% 이상 흡연율이 하락한 바 있다.
 또한 찬성 측은 담뱃값을 인상하면 흡연청소년의 금연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임민경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장은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1991년부터 2011년까지 실시한 국가단위의 청소년 대상 건강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담뱃값 인상이 청소년 흡연율 감소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담배가격 인상이 이뤄진 지난 2004년 이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성인에 비해 가격에 더 민감하고, 담배가격 인상이 금연시도와 흡연예방을 통해 전반적 흡연율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을 낮춘다는 목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경제매거진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응답자의 78.8%는 이번 담뱃값 인상이 금연 정책보다는 세수 확보 목적에 가깝다고 여기고 있다. 또한 응답자 중 흡연자의 62%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을 일시적으로 낮출 수는 있지만 곧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병철(62) 씨는 “금연을 위한 목적이면 만 원 정도는 올려야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담배 소비자 금연치료 및 흡연 관련 질환에 대한 보험급여 확대’의 세부내용을 발표하며 담뱃값 인상으로 증액되는 건강보험 재원 5,000여 억 원을 전액 흡연 관련 의료비로 사용할 계획을 밝혔다.
 정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생활습관병연구센터장은 “여러 전문가들이 다른 어떤 정책보다 가격정책이 효과적이라고 보는 만큼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지만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313601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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