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담뱃값, 지방세 오를 계획
정부 측, “세수 증대 목적 아냐”
세법개정안 실효성 의문

 최근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담뱃값, 주민세 인상 등을 둘러싼 증세 논란이 일었다.
 지난 9월 6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201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세법개정안은 매년 기재부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이번 개정안에서는 경제 활성화, 민생안정, 공평과세를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세법개정안 내용 중 논란이 되는 증세 내용으로는 크게 담뱃값 인상, 지방세 인상,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있다. 먼저 담뱃값은 담배 한 값 당 2,000원 인상되며 이로 인해 세수가 2조 8,000억 원에서 5조 1,608억 원 증가될 예정이다. 또한 지방세는 현재 4,620원인 주민세를 2년에 걸쳐 1만 원 이상 인상하고 영업용 자동차세를 오는2017년까지 100% 인상할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제 별로 시내버스 요금, 도시가스 요금, 지하철 요금 등이 인상된다.
 논란이 되는 쟁점은 담뱃값이나 주민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제는 소득수준과는 별개로 물품 등에 일정 세금이 포함되는 간접세라는 점에서 사실상 증세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세수 부족을 서민의 부담으로 전가하려 한다는 ‘서민 증세’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미림(24)씨는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증세 된다는 기사를 많이 봤다”며 “자동차세, 주민세와 같은 세금을 올리면 서민들이 피해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서민이나 고소득자 모두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세금을 올림으로서  소득 불평등이 더욱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부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되는데 세법개정안에는 서민들과 부자 모두 내는 세금이 올라 소득재분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적자가 이전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수 증대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민 증세 뿐만 아니라 부자 감세에 관한 지적도 있다. 세법개정안에 속한 ‘배당소득 증대세제’가 이에 해당한다. 배당소득 증대세재는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이 배당을 받을 때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로 세금이 기존 14%에서 9%로 낮춰졌다. 이를 부자 감세로 보는 이유는 기업에 투자할 여력을 가진 서민 개인투자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기재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 증진 차원에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지 세수 확보 목적의 증세가 아니다. 세수증대는 담뱃값 인상의 부수적 효과에 불과하며 늘어난 세수는 안전투자, 지방재정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부자 감세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현 정부 들어 근로장려세제 확대, 자녀장려세제 신설 등 저소득층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했으며 대기업에 대해서 고용창출투자세액 공제 축소 등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고소득층, 대기업에 대해서 과세를 강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정작 당사자인 국민은 잘 알지 못한 채 언론이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경제정의실천연합회 관계자는 “언론에서는 여러 말들이 많지만 오히려 세수 증대의 대상인 국민들은 뉴스와 기사를 통해서만 접하다 보니 자세한 내용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세법개정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전망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2014년 세법개정안의 실효성은 의문시 된다”며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정부가 지금과 같은 논란들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서 기자  sdic77@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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