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열린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회의에서 중운위 위원들의 의견이 갈렸다.
 당시 임시 중운위 회의는 박춘배 본교 총장과의 면담을 하루 앞두고 ‘중운위 구성원들의 의견을 합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일부 중운위 위원의 의견에 따라 진행됐다. 구조조정과 관련된 사안을 논의하던 중, 학제개편과 관련해 학제개편을 찬성하는 총학생회와 반대하는 경상대학, 경영대학, 공과대학, IT공과대학, 문과대학, 사범대학, 사회과학대학, 생활과학대학, 아태물류학부, 예술체육학부, 의과대학,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와 생활도서관(이하 13개 자치기구)으로 나뉘었다. 반면 총대위원회와 동아리연합회, 졸업준비위원회는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중운위 위원들은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모였으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13개 자치기구 측에서 학제개편에 대한 입장을 합치하자고 여러 차례 의결을 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총학 측은 당일 제시된 의결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고, 결국 총학 측이 퇴장하고 나서야 의결이 통과됐다.

구조조정 관련 각기 다른 입장들

 총장 측은 면담을 통해 단과대 통폐합과 행정개편인 책임경영제(권한을 학장에게 주는 것) 실시에 대한 제안을 했고, 이에 총학 측은 단과대 통폐합 부문에만 찬성, 그 외에 대해서는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13개 자치기구는 단과대 통폐합과 책임경영제 모두 반대했다. 또 총대의원회, 졸업준비위원회, 동아리연합회는 표면상 중립을 유지했다.

총장 측
 박춘배 본교 총장은 단과대 통폐합에 대해 지난 17일 총장면담에서 “대학은 물론 교육기관이지만 종합대학의 경우는 우선 교수들이 연구개발사업 등을 통해 기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독립채산제와 책임경영제를 구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학에 독립채산제를 적용한다는 것은 대학의 속성을 모르고 얘기하는 것이다. 기업은 어느 부서를 더 먼저 투자할 것인가 정할 수 있지만 학교는 공동으로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는가에 따라 먼저 투자한다. 교수에게 권한을 주는 대신에 단과대 발전에 맞춰서 책임지고 학장이 학생의 입장에서 보고 발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 취지다”고 전했다.

총학 측
  총장면담 후 조휘진 총학생회장(이하 조회장)에게 총장의 의견에서 어느 부분까지 찬성하는지 묻자 “단과대 통폐합에 대해서마나 동의하며, 총장이 밝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총학의 입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학과 통폐합을 하게 되면 교육과 연구의 양적, 질적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그 피해자가 학생들이라는 의견에 대해 묻자 조회장은 “그건 이번 대 자치기구에서 논쟁할 것이 아니고, 학과 통합이 일어난다고 해도 커리큘럼과 졸업 시 자신의 학과로 졸업하는 것을 보장할 것이다”는 입장을 표했다.
 현재 상위권 대학들은 정원을 유지하는데 반해 중하위권 대학들이 정부의 권고를 따르고 있는 실정인데, 본교도 권고에 따라야하는지 묻자 “앞으로 대학입학생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인데 이는 절반을 퇴출하자는 것이니 상위권 대학 쪽에서 정원 감축을 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정원 감축에 따른 혜택이 적지가 않기 때문에 본교 발전을 위해서 정부 시책에 따라 인원 감축을 시행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일부 학우들 사이에서는 총학의 소통부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회장은 “민주사회에서 입장차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찾아오면 자료에 대해 다 공개한다. 어떻게든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인터넷 민원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지만 아직 예산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확답은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13개 자치기구 측
 학제개편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13개 자치기구’의 대표로 김현철 공과대학 회장(이하 김 회장)은 지난 16일 의결한 것처럼 앞으로 중운위 이름을 사용할 것인지 묻자 “총학 측과 의견을 조율하려고 앞으로도 최대한 노력할 것이나 조율되지 않을 경우에는 13개 자치기구로 입장을 표명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총장 면담 때 학교 측은 독립채산제와 책임경영제가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독립채산제는 수입과 지출에 대한 책임을 단과대 별로 주는 것이고, 책임경영제는 학장에게 그 책임을 주는 점에 차이가 있지만 두 제도가 아예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13개 자치기구는 책임경영제가 잘 운영되지 않을 때를 우려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학우들에게 설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학제개편이 전문가인 교수들이 하는 것이라는 총장의 주장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구조조정이 어려운 사안이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현수, 이유정 기자  hoho3008@inhanews.com, 313601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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