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저출산에 따르는 학령인구 감소로 미래에 대학이 겪게 될 충격을 최소화 하겠다고 교육부가 내놓은 대학구조조정 개혁안으로 대학사회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2023년까지 9년동안 전국 대학의 입학정원을 16만명 감축하겠다는 계획이고 보면 학생의 등록금으로 재정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는 대학들로서는  그야말로 사활이 걸린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변화에 따른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대학은 어느 때보다 뛰어난 비전과 용기있는 강한 리더쉽이 필요하다. 그러나 흔히들 대학은 창조적 아나키라고 말하듯, 스티브 잡스가 애플사에서 발휘할 수 있었던  강력한 리더쉽은 대학에서 별로 빛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다.  오히려 총장의 리더쉽은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대화를 나누며 설득하는 세심한 외교적 수완을 필요로 한다. 즉  대학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결집하여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동기를 부여하며,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부드러우나  용기있는 결단력 말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인하대학도 20여년전 거금을 들여 외부에 용역을 주어 우리대학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장기구조조정에 관한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장기목표를 실천에 옮기기 보다는 총장이 바뀔 때 마다 매번 대학 구성원의 콘센서스를 모아 구조조정 및 혁신계획을  다시 만든다면서 시간만 보내다가 결국 오늘날에 이르고 말았다.  우리가 경쟁 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학들이 뼈아픈 구조조정과 개혁을 지속해 나가고 있는 동안 우리대학은 상대적으로 안일하게 대처해 왔고 그 후유증은 각종 대학 평가 지표상에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인하대학을 오히려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면 선행되어야할 전제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재단은 위에서 언급한 리더쉽을 가진 능력있는 총장을 선임함과 동시에 대학의 자율성은 보장해 주면서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다양한 학문 분야들이  21세기의 시대적?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재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총장중심의  중앙집권식 행정체재에서 단과대학장 (학부장, 학과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는 분권화된 행정체재로 전환하고 모든 교무위원 및 보직자의 임기도 총장과 같은 4년의 임기가 주어져  어느 정도 정책의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진명 신소재공학부 명예교수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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