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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땅, 독도&울릉도 탐방기

 필자에게 독도는 살면서 한 번은 가보고 싶은 로망을 꿈꾸게 하는 땅이었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독도’란 단어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얼토당토 않는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독도에 발을 디디기 위해 입도의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천에서 동쪽의 끝으로 기꺼이 여행을 떠났다.

신비의 땅, 울릉도
 ‘우리 독도 갈까?’ 추석을 맞아 휴가 계획을 세우던 어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왔다. ‘독도’라는 말에 별 고민 없이 수락을 했고 그렇게 울릉도·독도 여행이 결정됐다. 출발하기 전에 독도에 입도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지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막연히 ‘갈 수 있겠지’란 희망에 들떠있었다. 부평에 집결해 고속버스를 탔는데 새벽1시에 출발한 버스는 아침이 돼서야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묵호항’에 도착했다. 독도에 입도하기 위해서는 울릉도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울릉도 여행도 병행 하기로 했다. 약 7시간 동안 앉아서 왔기 때문에 빨리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4시간 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서야 목적지인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구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바다, 고기잡이 배 그리고 수산시장이었다. 연휴기간이기에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오징어를 파는 주민 분은 관광객이 많이 오는 시기에는 하루에 5,000명 정도가 올 때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일정은 제일 햇빛이 강한 낮 시간이 지나고 시작됐다. 숙소가 있는 사동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나리분지로 갔는데 이동하는 동안 맑은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곳곳의 관광명소를 들르며 울릉도를 구경할 수 있었다.
 
푸른 자연 경치
 사실 울릉도로 떠나면서 가장 많이 떠올랐던 것은 오징어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바다를 떠올렸는데 의외로 울릉도에는 식물도 많았다. 삼무오다(三無五多)라고 해서 울릉도에는 도둑과 뱀, 공해가 없고 향나무, 바람, 돌, 물, 미인이 많다는 말이 있다. 가이드 분이 미인은 제외된 것 같다고 하셨는데 미인 대신 식물이라고 넣어도 될 것 같았다. 울릉도 식물구경의 절정은 식물원인 ‘예림원’이라는 곳이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들도 많았고, 세계 5대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식물도 있었다. 예림원 안에는 코끼리처럼 보이는 돌을 볼 수 있는 ‘코끼리 전망대’가 있는데 코끼리 형태의 바위가 아기자기했다. 아래서 보는 것과 달리 시야를 막는 것이 없어서 바다 위에 코끼리 한 마리가 서있는 것처럼 보였다.
 싱그러운 정취가 가득했던 예림원을 나와 ‘나리분지’라는 곳으로 향했다. 나리분지는 화구가 가라앉아 생긴 평지인데 그 곳에 가는 길목과 나리분지에는 ‘마가목’이라는 나무가 곳곳에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마가목은 작은 붉은색의 열매가 옹기종기 모여서 열리는데 기관지에 좋아 약재로도 쓰인다고 한다. 울릉도 주민이 말씀해 주신 바에 따르면 울릉도에서 열리는 마가목은 유난히 커서 왕마가목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짙은 초록색의 잎에 붉은 열매가 정말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마가목을 구경하고 난 뒤에 나리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씨껍데기술’을 마셨는데 자연경치를 보며 마셔서 더욱 시원했다. 씨앗이나 곡물, 열매 등으로 만들어서 고소할 줄 알았는데 조금 더 발효된 막걸리 같은 맛이 나서 거부감도 없었고,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두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도는 우리 땅!
 이틀째인 8일 아침. 아침잠이 많은 필자지만 8시 반에 독도로 출발하는 배를 타기 위해 울리는 알람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알람 열 개를 맞춰놓아도 못 들었었는데 한번에 깨는 것을 보고 ‘내가 진짜 독도에 가보고 싶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 앞의 항구에서 배를 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항구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버스 안에서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와 함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제는 안개가 많아서 입도를 못했다’는 버스기사 아저씨의 말씀은 충격적이었다. 울릉도를 관광할 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독도에 입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다에 꼈던 작은 안개 때문에 입도를 못했다는 것이다. 버스기사 아저씨께서는 “독도에는 배를 고정시킬 수 있는 항구가 아니라 작은 선착장이 하나있기 때문에 작은 안개, 파도에도 입도하기 쉽지 않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을 들으니 희망으로만 가득 찼던 마음에 불안함이 안개처럼 피어나기 시작했다.
 항구에 도착하니 울릉도 곳곳에서 모여든 독도를 방문하기 위한 관광객들이 많았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보였고, 외국인들도 많았다. 외국인을 보면서 한국인들도 방문하기 쉽지 않은 독도를 찾는 것 같아 신기하기도 했고, 이 기회에 우리나라를 통해 독도에 입도해서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을 알고 갔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
 독도를 향해 가는 배 안에서는 가는동안 내내 ‘독도는 우리땅’ 노래와 가수 김장훈이 부른 독도에 대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노래를 들으니 가슴 속에서 애국심이 솟구치는 것 같았고, 눈물도 날 것 같았다. 독도를 간다는 게 직접 와닿는 순간이었다. 매점에서는 작은 태극기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구매했다. 한편, 독도에 도착할 무렵이 되자 방송이 흘러나왔다. ‘작은 파도와 안개로 인해서 독도에 입도하지 못할 수 있으니 참고하라’는 내용과 독도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독도경비대’를 위한 위문품을 매점에서 구매해 보내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방송을 들으니 독도에서 자유롭게 오가지 못하는 경비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제발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필자의 옆자리에 앉은 아이도 ‘엄마, 우리 독도에 갈 수 있어?’라고 질문하는 모습이 보였다. 섬이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할 무렵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배가 선착장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니 자리에 앉으라는 방송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필자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몇 분여의 시도 끝에 배가 멈췄고, 우리는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외로운 섬, 발을 디딛다.
 독도는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지역이 아니고 20분밖에 머무를 수 없어 배에서 총알같이 내렸다. 독도는 원래 하나의 섬이었지만 자연현상에 의해 크게 동도, 서도 외의 작은 섬들로 이뤄져있다. 동도에 위치한 선착장 앞에는 독도경비대가 일렬로 늘어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었는데 이 때의 기분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오묘했다. 다양한 감정이 한 번에 바람처럼 여운을 남기고 갔다. 그 기분을 만끽하기도 잠시 다양한 곳을 둘러보고 싶어 걸음을 재촉했다. 사실 머무를 수 있는 독도의 면적이 제한된 동도의 일부이기 때문에 넓진 않지만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었다. 선착장 앞에는 ‘독도 이사부길’이라고 표시된 도로명주소 표지판이 있었는데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표지판임에도 불구하고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청정지역으로 부르는게 바로 이해가 됐는데 곳곳에 펼쳐진 바위와 바다 밑바닥도 투명하게 비추는 물의 푸르른 색을 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관광객이 없는 독도에는 경비대와 바다와 바위, 갈매기 뿐일테니 외로운 섬이라는 노래 구절이 공감이 됐다.
 곳곳의 푸른 바다와 발을 디딜 수 없는 선착장 맞은 편에 자리 잡은 서도, 촛대바위 등을 보고 있자니 필자 혼자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다. 같은 20분이지만 마음을 급하게 먹으면 풍경을 즐기지 못할 것 같아 느릿느릿 구경하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도를 방문한 주부 김 모씨는 “이번 여행에 날씨가 좋아 독도에 갈 수 있었는데 이곳이 일본이 억지를 쓰면서 자기네 땅이라 하는 곳이라 생각하니 더욱 독도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록 작은 섬이지만 우리 땅이 확실하다는 마음이 들면서 애국심이 솟구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독도에 관해 관심을 갖고 지킬 수 있는 작은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독도에서 돌아오는 배를 타자 아쉬운 마음이 컸다. 5분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규정상 정해진 시간을 어길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또한 필자도 인터뷰에 응해준 김 모씨처럼 애국심이 새롭게 생겨나는 기분이 들었고, 독도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봉, 정상에서 여행의 끝을 보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필자는 울릉도에서 유명한 성인봉을 찾았다. 고도 1km 정도의 산인데 약 400m 지점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가벼운 산만 편하게 올라 완만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버거웠다. 산에 올라가는 동안 너무 힘들어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길 따라왔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온 것 성인봉의 정상을 밟자는 생각을 갖고 죽기살기로 올라갔다. 그렇게 아침 8시 반부터 시작한 등산은 10시가 조금 안 돼서 끝이 났다. 정상에 올라서니 울릉도의 바다와 마을, 산까지 구석구석을 정복한 기분이 들었다. 하산을 하면서 후들거리는 다리 때문에 급격히 말수가 적어졌지만 ‘올라가는 것은 어려워도 내려오는 것은 빠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여행의 끝을 장식하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한 뒤, 느낀 벅찬 감정을 한정된 지면에 모두 담아내자니 다 적지 못한 것 같아 필자는 너무 아쉬운 마음이 크다. 느꼈던 것이 참 많은 여행이고, 또다시 방문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 독도와 울릉도의 너무 투명하고 맑았던 바다와 깨끗한 하늘, 섬 곳곳에 서있는 바위와 나무들…. 바다와 하늘이 허락해 준다면 다시 입도하고 싶은 독도. 입도가 좌절되더라도 직접 섬을 보는 것만으로도 애국심이 샘솟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도 방문의 문을 두드려 봤으면 좋겠다.

이유정 기자  313601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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