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15년은 참사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2월에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4월에는 세월호 침몰 사건, 윤일병 구타사망사건에 최근에는 도심의 지반이 침하하는 이른바 ‘싱크홀’ 현상까지 잇달아 발생하자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안전불감증’을 단죄하고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여론이 봇물을 이룬다. 이런 이야기와 함께 거론되는 법칙이 있는데 ‘페덱스의 법칙’과 ‘하인리히의 법칙’이 그것이다.
   ‘페덱스의 법칙(Fedex’s Law)’은 일상적인 예방 활동이나 사전 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계량적으로 보여준다. 페덱스(Fedex)사는 미국의 다국적 물류회사로 철저한 서비스 품질관리로 유명하다. 페덱스의 법칙은 페덱스사의 경영 방침으로 ‘1대 10대 100의 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불량이 생길 때 즉시 고치면 1의 비용이 든다고 가정하면, 책임소재를 규명하거나 문책당할 것이 두려워 불량사실을 숨겼다가 나중 다른 방법으로 이를 처리하게 되면 10의 비용이 들게 되고, 고객의 손에 들어갔다가 고객에 의해 결함이 발견되어 반품될 경우에는 100의 비용이 각각 든다는 것이다.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은 산업재해 사례 분석을 통해 발견된 하나의 통계적 법칙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르는데,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 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모든 사고는 여러 차례의 전조에 뒤이은 결과라는 것,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징후와 전조들이 있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우리 속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도 사소한 일이라 여겨 방치했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칙을 담고 있다. 영어 속담 “One stitch in time saves nine(제때 한 땀을 기워두면 아홉 땀의 수고를 던다)”는 표현도 이와 비슷하다.  또 우리말 속담 “번개가 잦으면 천둥이 친다” 거나 “천둥이 잦으면 비가 온다”는 속담은 큰 사고나 사건은 반드시 그 전조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경고(?)들이라 할 수 있다.
  상당수의 대형 사건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전조를 보이므로,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형 참사가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이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른바 ‘해피아’로 대표되는 이해집단들의 담합과 유착, 구조적인 부실과 비리, 탈법적 관행의 고리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가 더 빈번하다. 지금 지식인들과 시민사회의 긴급한 임무는 ‘위험사회’(risk society)로 증대시키는 있는 요인들을 밝히고 그 혁신을 요구하는 일이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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