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조상품, 불법 인식 정착 안돼있어…
위조상품 관련 피해도 증가

 최근 위조상품(이하 짝퉁)시장이 기승이다. 암시장 전문조사 사이트인 ‘하보스코프 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품의 위조상품 시장 규모는 세계 11위로 확인됐다. 또한 올해 상반기 단속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66건보다 72건이 증가한 138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짝퉁이 성행하는 이유는 불법이란 인식의 부재가 한몫한다. 실제로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지난해 6월 성인 남녀 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7.8%가 위조상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청한 류 모(45)씨는 “브랜드 상품과 질 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짝퉁에 눈이 간다”며 “딸의 생일선물로 준 가방도 브랜드 명이 조금 다른 짝퉁으로 했다”고 말했다.
 짝퉁시장은 온라인 시장까지 범위를 확대해 단속반의 눈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타인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옥션, 지마켓 등에 아이디를 개설하고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짝퉁을 판매해 단속의 사각지대가 더욱 확대됐다.
 최근 짝퉁제품이 국내의 원제품보다 앞서 해외 수출까지 이뤄지는 일이 발생해 시장 선점 효과까지 잃게 되는 경우도 등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상장·등록 제조기업 1,029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기업의 짝퉁 피해실태 및 대응방안’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짝퉁으로 피해를 봤던 기업이 59개사이며 피해건수는 총 708건, 업체당 평균 피해건수는 12건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브랜드 가치의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로고 자체를 모방한 중국의 업체 ‘SAMMENG’이 버젓이 생산 활동을 하고 있어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짝퉁시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정혜 본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신뢰 할 수 있는 시장이 구성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짝퉁을 생산하는 생산자도 있으면 안 되고 소비하는 소비자도 있으면 안 된다”며 “그러나 우선은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리단속을 하는 기관에서는 관리 및 단속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국내외 반입되는 짝퉁의 경우 관세청에서 철저히 관리하지 못하면 국가 망신이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wo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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