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지난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올해 처음 시행된 대체공휴일제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추석연휴의 바로 다음날인 10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돼 공공기관과 은행,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제히 휴무에 들어가며 ‘휴식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일부 중소기업 등에서는 절반 가까이의 국민들이 대체공휴일에도 정상근무를 한 것으로 드러나 ‘무늬만 공휴일’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Inha View
“직업군에 따라 남들은 다 쉬는데 쉬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 요리를 하는 직업 특성상 사람들이 쉬는 날 먹으러 올 테니까. 사주가 일하도록 지시하면 어쩔 수 없이 일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너무 갑자기 시행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체공휴일이라 이름 붙여지긴 했지만 지켜지는 곳에서만 지켜지는 휴일 같다. 적용 대상이 명확히 지정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그저 달력에 표기된 빨간 날로만 남을 것 같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체공휴일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좀 더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 이혜정(22)


“대체공휴일제가 생겨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다만 모든 직장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지 못하다보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명절 같은 연휴에 휴일을 하루 더 만들어주면 교통체증과 같이 연휴에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도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  김은숙(48)

Focus
올해 들어 야심차게 첫 시행된 ‘대체휴일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당시 핵심 공약이었던 이 제도는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공휴일을 보장하고 휴식을 통한 재충전과 삶의 질 제고’와 더불어 ‘명절과 가정을 중시하는 국민적 정서를 고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이와 같은 대체휴일은 설날 및 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그 날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을 공휴일로 하고, 어린이날이 토요일 또는 다른 공휴일과 겹칠 경우 그 날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빨간 연휴들에 이어 하루를 더 쉴 수 있는, 마치 한 묶음의 라면을 사면 라면 한 개를 무료로 증정하는 ‘1+1’ 행사와 같은 매력적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체휴일제를 향한 국민들의 온도차는 상반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대학생 신분인지라 학교 차원에서 대체휴일날 수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겸사겸사 쉴 수 있었지만, 이미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신 어른들이나 조금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또래들 중에는 대체휴일제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공무원은 대체휴일이 의무적으로 적용되지만, 민간 기업은 노사 협의에 따라 선택적으로 실시된다는 점이 누구는 쉬고 누구는 쉬지 못하는 ‘차별적 휴일’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올해에 이어 내년 추석에도 대체휴일제 적용이 확정된 한편, 이를 향한 국민들의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 벗어나 편하게 쉴 수 있는 ‘쉴 권리’를 누릴 기회조차 공평하게 보장되지 못한 채로 국민들이 서로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체휴일제가 ‘무늬만 공휴일’이라는 오명을 쓴 채 국민에게서 외면당하지 않도록 범정부적인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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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dabin3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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