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률 감소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 존재
행동 감시 기능 없어 실질적 효과 미비해

 지난달 6일, 전과 15범인 신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전 이미 전자발찌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음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위치추적장치중앙관제센터에는 훼손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전자발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자발찌란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이용해 착용자의 위치나 상태를 감시하는 장치로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됐다. 전자발찌 착용자가 위치추적장치에서 약 1미터 이상 떨어지거나 전자발찌를 절단할 경우 경보음이 발생하고 관제센터에 전달되기 때문에 착용자의 위치를 24시간 추적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008년부터 지난 2012년까지 4년 동안 성폭력 범죄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대상자의 동종 재범률은 2.3%로 제도 시행 이전 4년 동안의 14.8%에 비해 재범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자발찌를 둘러싼 여러 현실적 허점이 드러나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전자발찌의 실질적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착용자의 공간정보만 제공할 뿐 행동을 감시하는 기능은 없다”며 “물론 착용자에게 심리적인 억제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보호관찰 인력의 부족 또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 4월 8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발찌 착용자를 비롯한 전체 보호관찰 대상자는 17만 5,321명으로 보호관찰 직원 1명 당 124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법무부는 오는 2016년까지 부착장치와 송수신기가 분리된 현재의 전자발찌를 일체형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위치추적관제센터 및 전자발찌 착용자 치료감독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대상자들의 재범을 완화하는 프로그램 활성화와 심리 치료의 중요성도 대두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습적인 성폭력 범죄나 재범의 우려가 있는 범죄자들의 경우 전자발찌만 채울 것이 아니라 치료를 통해 재범 동기를 억제시키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5년간의 시행을 통해 전자발찌 부착이 재범 방지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입증됐지만 실효성에 관련한 의문 해결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위치추적관제센터 인력 44명, 전자발찌 대상자를 지도 감독하는 인력 181명, 합쳐서 225명으로 확대할 계획을 안전행정부에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bin3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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