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시작 시간은 7시 30분. 하지만 기자가 소극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2분이었다.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고 뒤늦게 길을 나섰다가 늦어 버린 것이다.
　지난 번 취재 때 얼굴을 익혀 놨는지 도착하니 데스크에 있던 직원이 알아보고는 티켓을 건내 주었다. 오늘 선보일 공연은 미추홀 극단의 ‘약속’이란 작품이었다. 극장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매우 적은 수의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연극을 연출한 이재상 감독과 잠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후 자리를 찾아 앉았다.
　사진 촬영은 이 전 취재 때 허락을 받았던 부분이기에 일단 카메라를 준비했다. 잠시 후 연극이 곧 시작할 모양인지 장내의 불이 모두 꺼졌다.
　이윽고 불이 켜지고 무대 위에 배우 3명이 보였다. 이들이 우렁차게 대사를 시작하자 온 극장안이 쩌렁쩌렁 울렸다. '역시 소극장이란 이런 것이야.'하고 느낄 수 있었다.
　연극의 줄거리는 이렇다.
　가난한 연극배우 진우에게 어느날 저승사자가 찾아와 함께 가자고 한다. 하지만 진우는 할 일이 있다고 그를 따라가지 않으려 한다. 바로 80년 광주민주항쟁 당시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와의 약속 때문이다. 좋은 연극을 만들자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진우는 저승사자를 따라가지 않은 것이다.
　결국 진우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얻게 되고 그 동안 여러 가지 일을 겪게되고 끝내 연극을 마치고 무대 위에서 숨을 거둔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소극장의 매력은 역시 가봐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 맨 뒷자리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 표정 하나하나가 보일 정도였다. 사진 촬영도 보통 조심스러운게 아니었다. 찰칵찰칵하는 셔터 소리가 왜 그리 크게 들리는지. 혹시 배우들에게 해라도 갈까봐 조마조마 했다.
잠시 후 연극이 끝나고 배우들 한명 한명이 나와서 인사하자 비록 많지 않은 관객이었지만 큰 갈채를 보냈다.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란다.
　극장을 나서기 전 감독과 배우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배우들 중 한 사람이 “관객이 너무 없어서 힘이 좀 빠졌다.”며 “최선을 다하기는 했지만 아쉽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이 좀 많이 와서 좋은 공연들을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기자에게 많은 학우들에게 알려달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준수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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