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S 예능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에서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란 용어가 언급돼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푸드 마일리지란 식품이 생산·운송·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 소요된 거리를 말하며, 이동거리(km)에 식품수송량(t)을 곱해 계산한다. 때문에 푸드 마일리지가 낮은 식품일수록 건강한 먹거리란 의미가 된다.
  지난 2012년 5월 국립환경과학원이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1인당 푸드 마일리지는 그 해 기준 7,085를 기록해 739인 프랑스의 10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으며 지난 2007년에 비해서 약 2,000 마일리지가 증가했다.
  푸드 마일리지가 높아진다는 것은 수입 식품 운반의 긴 이동거리로 인해 선박과 비행기 등의 탄소배출량이 많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의 안정성, 신선도, 온실가스 등 식품이 우리의 생활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평가하는 주요한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수입되는 농산물일수록 운송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식량자급률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위의 기관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식품수입량은 1인당 468kg으로 1위를 차지해 높은 식량의존도를 보여준다.
  한편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해 ‘로컬 푸드’ 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에서는 판매하는 식품에 원산지를 국내와 해외로 비교 표시해 가까운 먹을거리를 선택하면 에너지 절약 효과와 탄소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표를 부착하고 있다. 한살림 관계자는 “한살림에서 구입을 했을 때, 우리땅에서 나는 식품을 먹음으로써 소비자들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 에너지 등이 줄어드는지 영수증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푸드 마일리지 운동과 관련된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우리 농산물이 수입 농산물 속에서도 지속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병선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단순히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것보다 먹거리의 물리적·사회적 거리를 줄여 농민과 소비자의 직접적 관계를 만들어내자는 측면에서 이와 관련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단순히 푸드 마일리지보다는 배경과 해결 면에서 이에 근거한 운동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정 기자  313601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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