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줄거리 : 1922년 뉴욕 외곽에서 살고 있는 닉은 호화로운 별장에 살고 있는 이웃 개츠비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어느 날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를 받아 참석하게 된 닉은 개츠비와 우정을 쌓게 되고, 그의 사촌 데이지와 개츠비가 과거 연인 사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두 사람의 재회를 도와준다. 부자 톰 뷰캐넌과 결혼한 데이지는 남편이 정비공의 아내와 불륜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돼 슬퍼하던 순간 옛 연인인 개츠비를 만나게 되자 다시 예전의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톰 뷰캐넌이 개츠비와 데이지의 관계를 알게 되는데…

기쁨 : 영화 속에서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활발히 성장하는 도시의 모습과 굉장히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 책에서도 이런 광경이 잘 묘사돼 있니?
유정 : 책에서도 처음부터 닉이 개츠비의 화려함에 대해서 언급을 해. 하지만 난 그런 화려함이 와 닿지 않았어. 책이 아무리 묘사를 잘했다고 하지만 영상으로 봐야만 화려함이 더 잘 느껴질 것 같기 때문이야. 그리고 화려함 속에서 채워지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거든.
기쁨 : 그건 개츠비의 공허함이 아니었을까. 영화 속 개츠비는 넓은 저택과 재산 그리고 인기까지 모든 것을 가졌지만 미소를 잘 보이지 않아. 그리고 늦은 밤 홀로 이스트 에그의 초록 불빛을 바라보지. 사랑하는 데이지를 그리워 하는거야.
유정 : 난 그 공허함이 개츠비 때문이라기 보다 화려함을 찾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느껴진 것 같아. 개츠비는 데이지가 옆에 없었지만 진심어린 마음을 갖고 있었고, 데이지는 결국 바람핀 남편 때문에 과거를 회상하다 맞바람을 피운 거잖아. 이해할 수 없어.
기쁨 : 나는 이해가 됐어. 남편이 바람을 피워 속이 상한 와중에 옛 연인이 부유하고 근사한 모습으로 자신을 다시 찾으니 마음이 흔들렸겠지.
유정 : 그것은 자신한테도 상대방에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주인공들의 관계가 상당히 복잡하잖아. 상류층들이 화려하지만 복잡한 삶을 사는 게 난 오히려 우스웠어. 화려하지만 결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사이인거잖아.
기쁨 : 그건 나도 일부 공감해. 결국 데이지는 개츠비를 배신했으니까.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데이지는 개츠비라는 매혹적인 과거를 이용한 것 같아. 하지만 남편이 모든 것을 알게 되니 겁이 낫겠지. 그래서 나는 이용당하고 상처받은 개츠비가 불쌍했어.
유정 : 맞아. 나도 개츠비가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해. 책에서 개츠비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표현이 있는데 사랑을 찾기 위해서 였잖아. 하지만 결국 그 사랑이 독이 돼서 화려함이 목숨과 함께 바스라졌어.
기쁨 : 지독한 사랑은 때때로 비극적인 결말을 내는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왜 닉이 개츠비를 ‘위대한 개츠비’라고 적었다고 생각하니? 나는 영화를 다보고 난 뒤에도 도무지 모르겠더라.
유정 : 책에서 느끼기에 개츠비의 죽음은 정말 ‘무(無)’였어. 나는 개츠비의 죽음에서 평온함마저 느꼈어. 화려함에 이끌린 사람들 속에서 개츠비는 온전한 자신으로 살았던 것 같아. 화려함도, 사랑도.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가 아니었을까.
기쁨 : 그 말을 들으니 그런 것도 같다. 개츠비의 진심은 정말 무거웠으니까. 그런데 개츠비의 죽음이 평온했다는 점에는 공감이 가지 않아. 난 평온이라기보다 총을 맞고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혹시 전화를 건 사람이 데이지일까 싶어 그녀의 이름을 되뇌이는 그 목소리에서 깊은 미련과 사랑이 느껴졌거든.
유정 : 그런 점이 좀 다르구나. 네 얘기를 들어보면 영화가 더 화려한 느낌이 들어.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화려함보다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화려함보다 그 속에 진심이 어렸던 과거가 더 돋보이는 것 같아.

강기쁨 기자, 이유정 기자  glee93@inhanews.com, 313601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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