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재학 중인 박 모양은 터무니없이 낮은 점수에 놀라 과목 담당 교수님께 문의 전화를 했다. 그러나 “지금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다음에 다시 걸어주십시오” 성적확인에 대한 교수의 대답이었다.

  지난 4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교 재학생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가 ‘교수에게 학점 정정을 신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의신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교수들이 전화나 항의메일을 고의적으로 피하거나 늦게 성적을 공시하는 등 성적이의신청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우리학교에 재학 중인 고 모 학우(21)는 “교수들 상당수는 학생들의 이의신청을 피하기 위해 늦게 입력하는 게 느껴진다”며 “성적이 잘못 입력돼 낮게 나온 경우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와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성적이의신청에 대한 제도가 관리 및 강제되지 않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실제로 많은 대학의 경우 이의신청을 다루는 방식이 온전히 담당 교수의 재량이며 규정을 의무화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이 없어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강 모 학우(21)는 “교수가 ‘성적은 자신이 잘 평가해서 낸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성적이의제기가 교수 권위에 반하는 것이라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를 입는 학생이 속출해도 학교 측에서는 별다른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성적이의신청 기간에 교수에게 문의하기위해 학교 측에 교수의 연락처를 요구하는 학생들 존재하지만 신상정보는 개인적인 부분이기에 알려줄 수 없다.
  한편, 교수님들 역시 매 학기 성적이의신청 기간이면 일부 학생들의 ‘찔러보기’식 이의신청 탓에 괴롭다는 입장이다. 박인곤 우리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이하 박 교수)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성적이의신청 관련 메일이 많이 온다”며 “그러나 성적이의신청 메일 중 기숙사 장학금 등 정당한 사유가 아닌 연민에 호소하는 글도 1/3이나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학생들이 성적이의신청을 안 할 수는 없고 이는 교수들이 감당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며 “학생들은 메일을 보낼 때 예의를 차리고,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채점 시 세심하게 노력함으로써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hoho3008@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