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아라뱃길’이 일부 불법 야영객들의 취사와 쓰레기 무단투기 등의 무질서한 사용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아라뱃길 공원의 곳곳에 배치된 이용수칙에는 아라뱃길 내부에서 애완동물 동행 시 목줄사용, 노점상, 오토바이, 야영 및 취사행위, 음주 및 고성방가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기자가 방문한 아라뱃길의 이용수칙은 무용지물로 전락해 있었다. 아라뱃길 산책구간에 불법 야영 텐트가 잔디밭마다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심지어 늦게 자리를 잡은 야영객들은 기자 또한 인도 위에도 텐트를 쳤다. 텐트를 치고 간식을 먹으며 기타를 연주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에 취사 및 야영이 금지된 곳임을 잠시 망각했다.
 각종 자전거와 불법 야영객들이 쳐 놓은 텐트를 피해 돌아다니며 불편한 상황이 연출됐다. 저녁시간이 되자 야영객들이 시킨 배달음식 오토바이가 공원을 누볐고,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사와 음주를 하는 야영객도 있었다. 게다가 공원이용안내 팻말과 불과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버젓이 화로에 불을 피워 고기를 먹는 취사 장면도 목격됐다.
 불법 야영으로 인한 아라뱃길 이용객의 불만도 많다. 정소연(20) 씨는 “위로 조금만 가면 캠핑장이 마련돼 있는데 바로 근처에 불법으로 야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면서 “아라뱃길에서 종종 운동을 하는데 특히 월요일 아침에는 주말 불법 야영객들이 떠난 자리에 쓰레기도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아라뱃길에서 불법 야영객 제재 수단이 없는지 문의해본 결과 4대강 고객센터에서는 “두리캠핑장 직원이 수시로 캠핑장을 돌며 불법 주차 및 캠핑자 단속을 하고 있다”며 “과태료 부과는 수자원공사에서 관리를 하다 보니, 구청 행정기관이 아니라 시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공원의 이용수칙을 어기는 문제는 비단 아라뱃길만의 문제가 아니다. 집 앞 공원이나 한강에서도 이용수칙을 어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공재를 아끼는 에티켓이 정착될 때 좋은 세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을 만든다는 생각을 모두가 실천하길 바라본다. 더불어 공원을 관리하는 관리당국의 보다 체계적인 관리 체제로 더 좋은 공공문화가 성장하길 바라는 바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won2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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