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이 확대된 배경에는 현 정부의 반값등록금 제도 시행이 있다. 과거에는 저소득층에 한해서 등록금이 일부 지원됐기 때문에 수혜자도 적고, 현재만큼 국가장학금제도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게만 적용되는 복지정책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국가장학금의 내용은 많이 변했다. 총 등록금 예산을 14조 원으로 설정한 후 정부가 4조 원, 대학이 3조 원, 학생이 7조 원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즉, 대학 등록금을 개별적으로 정부에서 50%를 부담해주는 것이 아니라, 소득분위별로 차등지원을 통해 대학등록금 반값 정책을 완성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정부가 과연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값등록금’을 실천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2014년까지 반값등록금 공약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반값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일학기까지 실시된 국가장학금 방안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의 82%를 차지하는 사립대학 학생들은 소득 3분위까지도 등록금 반값을 지원받지 못했다.
 반값등록금의 취지는 높은 등록금 때문에 고통 받는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반 가정에서 대학 등록금을 부담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가격이 높더라도 대학은 꼭 나와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등록금이 올라도 대학진학률은 떨어지지 않는다. 학생들은 대학 진학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대학도 그만큼 보편화 돼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등록금은 감당할 수 없을만큼 증가했고, 이는 더이상 개인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됐다.
 또 정부는 국가장학금 지원금액을 높이고, 저소득층에 한 채 c학점 경고제를 실시하는 등 국가장학금 수혜인원과 금액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가장학금의 확대’지 ‘반값등록금 실현’으로 볼 수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반값등록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등록금에 조금 보태는 수준으로 국가장학금을 받기 때문이다. 이는 반값등록금이라고 잘 포장돼 있을 뿐 반값등록금이라고 볼 수 없다.
 18대 대선의 주요쟁점은 ‘복지 확대’였고, 반값등록금 정책은 젊은층 유권자가 적은 여당이 20대의 표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공약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말했던 반값등록금 정책을 이미 실패했고 실현은 더욱 어렵게 됐다. 다만 여기서 공약 실천을 그만두기 보다 임기 내에 꾸준히 국가장학금을 확대시켜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현수 기자  hoho3008@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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