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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에 얽힌 청기백기 게임

요즘 언론이 설 자리가 부족하다. 출판업계의 쇠퇴와 더불어, 인쇄매체라는 ‘신문’의 퇴보가 그 증거다. 한 조사에 따르면 10년 사이에 신문 구독률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종이 신문의 위기인 셈이다. 그런 여파가 우리학교에 미치지 않을 리 없다.
사실 신문의 위기는 갑자기 찾아온 폭풍이 아니라 준비된 일기(日氣)이었다. 해마다 줄어드는 지원자와 가판대에 남아있는 신문의 개수. 그리고 학우들의 저조한 참여가 그것을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일명 ‘재미없는’ 콘텐츠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좀 더 발전된 신문을 만들기 위해 매체혁신을 거치며 새로운 코너들을 만들어내지만 학우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부족하다. 흥미로운 신문을 만들기 위한 개혁도 없지 않았지만, 신문이란 기본 특성인 ‘보도’에 집중해야 하기에 그 뿌리까지 뒤흔들 수는 없다. 본지 기자들은 콘텐츠를 확 뜯어고치지도, 그렇다고 계속 유지하기도 애매한 신문이란 낡은 집에 판자를 덧대어 조금씩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곰팡이가 슨 벽지 위에 벽지를 자꾸 덧바르는 셈이기도 하다.
최근 학보를 제작하며 느끼는 것은 ‘백기 들어, 청기 내려, 백기 올리지 말고 청기 올리지 마…’, 일명 ‘청기백기’ 게임이 생각난다. 학교 측은 학교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고, 학우들은 학우들의 입장이 있다. 서로 자기 이해관계를 지키느라0 '기사'란 시소가 이쪽저쪽 기울곤 한다. 기자는 명백히 타인이기에 취재를 하려고 해도 경계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방어적으로 대하기도 한다. 그도 이해가 갈 것이, 갑자기 불쑥 나타나서 사실을 캐내려고 하니 좋은 내용이든, 그렇지 않은 내용이든 일단 기자를 꺼리고 보는 것이다. 간혹 사실을 다른 사실로써 은폐하려고 하거나 자신들의 주관적 내용을 강요하기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신문이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것이나, 그 ‘중립’이란 선이 흐릿한 것이 문제다. 필자는 ‘중립인 척 하는’ 신문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신문은 그 당시의 민심과 사건을 반영할 수밖에 없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해야 마땅하다. 「나의 논어」란 책에서 ‘소인 중의 소인보다 낮은 등급이 군자와 소인의 중간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쪽 입장도, 저쪽 입장도 모두 고려하다 중구난방으로 빠질 위험이 크다.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란 속담은 신중하게 말해야 하며, 자신의 말에 책임감을 가지란 의미로 쓰이는데, 현 학보사의 상황과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기자들은 단어 하나, 문장 기호 하나, 인터뷰 하나, 온 신경을 쓰며 보다 나은 인하대학신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학내를 누빌 것이다.

백종연 편집국장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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