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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걸음으로 걷는 청춘들에게

3학년이 되고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특히 필자의 학과가 특수목적학과이므로 임용고시를 볼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지배적이었다. 동기들과 선배들은 개강 이후 만남의 반가움을 나눌 새도 없이 임용고시에 대해 논하는 표정들이 사뭇 진지했다. 그러나 필자는 막막하고 보장 없는 미래를 두고 쉽사리 꿈에 대한 확신을 세울 수 없었다.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대학생들이 적지는 않다. 지난달 21일 알바몬이 대학생 4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약 17%가 ‘꿈이 없다’고 밝혔다. 꿈이 없다고 꼽은 이유로는 ‘현실이 팍팍해서, 현재에 급급하다 보니’가 46.6%로 거의 절반에 달했으며 ‘어차피 꿈꾼다고 다 이루는 것도 아니니까(13.7%)’, ‘미래에 대한 어떤 기대가 없어서(6.8%)’ 등의 비관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꿈이라는 목표의식이 있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현실의 냉정한 평가 등, 꿈을 꾸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어린 시절의 ‘꿈’이 세월이 흐르며 나와 같이 자라기에는 여기저기 생채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란 꿈이 있는가 하면, 밑둥이 잘려 나간 꿈도 있고 성장을 멈춰 옆에 다른 꿈을 심는 경우도 있다. 꿈이 있는 사람들은 꿈을 향해 달려 나가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밑둥이 잘린 꿈을 가진 사람은 그저 밑둥 위 가만히 앉아있어야만 할까.
현대 사회에서는 꿈이 없는 대학생을 실패자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혹은 꿈 얘기를 할 때 ‘아직 정하지 못했다’라고 솔직히 말하는 것을 꺼려하기도 한다. 모든 이가 꿈이 한 가지인 것은 아니다. 더불어 꿈이 없다고 비판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듯, 꿈이 없는 이들에겐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꿈이라는 틀로 가둘 필요가 없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한 노래가사에 ‘좀 더디면 어때, 꼭 먼저 앞설 필요는 없지’란 가사가 있다. 지금 삶을 더딘 걸음으로 걸어가며 이곳저곳 치이는 우리네 청춘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다. 꼭 먼저 앞설 필요는 없다. 결국 자신의 인생에서의 주연은 자신이다. 다른 이들의 기대나 다른 친구들과의 열등감으로 인해 꿈을 억지로 틀에 맞출 필요는 없다. 자신의 출발선에서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이 글을 읽는 오늘 하루쯤은 미래에 대한 걱정도, 꿈에 대한 걱정도 잠시 잊고 숨 쉴 틈을 가져보라고 전하고 싶다.

백종연 편집국장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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